박경래 대표 “스포츠용품시장 파이를 키워야”

입력 2014-04-2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윈엔윈 박경래 대표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7회 스포츠산업포럼에서 ‘스포츠용품 벤처기업은 왜 없을까’라는 내용으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스포츠산업협회

■ 세계 1위 양궁 활 생산업체 CEO가 본 국내 스포츠용품산업이 부실한 까닭

국내 스포츠 인프라 열악…시장 규모 작아
업체들 대부분 영세…투자·기술개발 외면
브랜드화 실패로 저가정책에 매몰 ‘악순환’

스포츠산업의 근간은 스포츠용품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없을뿐더러 제대로 된 용품업체도 드물다. 국내용품업체라 하더라도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파는 데 그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순수 국내기술로 국내서 제품을 생산해 양궁 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윈엔윈 박경래 대표는 “시장 규모가 너무 작고, 스포츠용품을 브랜드화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스포츠산업협회가 최근 주최한 제87회 스포츠산업포럼에서 ‘스포츠용품 벤처기업은 왜 없을까’라는 주제를 발표한 박 대표는 23일 “벤처기업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스포츠용품시장을 짚어봐야 한다”며 “이웃 일본에 비해 한국의 용품시장 규모는 20분의 1에서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용품시장을 키우는 것은 정책인데, 운동을 하게끔 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이나 인프라 구축에서 우리는 아직까지 너무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나이키처럼 브랜드화하는 데 실패한 이유가 크다”고 강조한 박 대표는 “세계적인 브랜드는 과감한 투자에 의한 기술 개발,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 등 복합적으로 만들어진다. 우리 용품업체는 대부분 영세하다. 브랜드가 약하다보니 저가의 가격정책에 매몰되고, 그러면서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벤처투자 총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시장이 워낙 열악하기 때문에 벤처투자에서도 스포츠용품시장은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 “국내용품업체들이 글로벌 브랜드를 이기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품질밖에 돌파구가 없다”고 진단한 박 대표는 “종목별 특성을 반영한 세밀한 기술 개발로 이겨내야 한다. 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고, 기업 스스로의 기술 개발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스포츠용품산업에 대한 벤처투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헌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