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 스타]이종범 아들 이정후 “아버지는 저의 야구 멘토죠”

입력 2014-05-13 2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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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문고 이정후. 사진 | 풀카운트 보현

아버지 이름값에 대한 부담감, 지금은 많이 줄었어요. 저도 잘하면 되죠.”


이정후(휘문고)는 씩씩했다. 고교 1학년 선수답지 않게 그라운드에서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고 인터뷰 때도 당찬 대답을 이어갔다. 과연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다.


이정후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 ‘야구 천재’로 불리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이종범(44) 한화 코치.


이종범의 장남인 이정후가 고교 유니폼을 입고 첫 전국대회에 출전했다. 무대는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8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1회전 안산공고와의 경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좌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휘문고 선발 라인업에서 1학년은 이정후가 유일했다. 이정후는 이날 5타석 2타수 무안타 2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안타를 뽑아내진 못했지만 출루한 뒤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정후는 “첫 전국대회 출전이지만 전혀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승리해 기쁘고 2번 출루한 것도 좋았지만 개인 성적은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며 조금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유명세 덕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이정후는 “아버지 때문에 더욱 관심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어렸을 때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자라면서 점점 없어지고 있다. 지금은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후가 가지고 온 야구 용품 중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배트 가방. 이종범이 현역 시절 사용했던 것으로 KIA 타이거즈 마크와 등번호 7번이 선명히 새겨져 있었다.


이정후는 배트 가방을 매만지며 “아버지가 타격 기술, 정신력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 주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정후는 2014 고교야구 상반기 주말리그 서울권 A 4경기에 출전해 15타수 6안타 3타점 3도루 타율 0.400 장타율 0.467 출루율 0.500을 기록하며 아버지 못지않은 야구 센스를 뽐냈다. 180cm 70kg의 신체조건.


이종범 코치의 현역 시절 등번호 7번과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욕심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정후는 “전혀 없다. 1학년인데 경기를 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등번호나 포지션은 나중에 내가 더 잘하면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의젓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정후는 아버지를 제외하고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주저없이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일본인 선수 스즈키 이치로(41)를 꼽았다. 이종범 코치와 이치로는 과거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리드오프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었기에 이정후의 답변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이정후는 “앞으로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평범하지만 당찬 각오를 밝히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목동 | 고영준 동아닷컴 기자 hotbase@donga.com
목동 |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운영 지원=이재현 skswogu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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