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탄생’ NC 나성범 “아직 멀었다” 왜?

입력 2014-05-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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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 스포츠동아DB

NC 나성범(25)이 ‘괴물타자’로 진화했다. 16일까지 39경기에 나가 타율 0.342(155타수 53안타), 10홈런, 33타점을 쓸어 담았고, 6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하고 있다. 영양가도 높다. 득점권타율(0.465)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 시즌 10홈런 중 5개를 쳤고, 2루타도 5개를 날렸다. 놀라운 부분은 그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지 이제 3년차고, 1군 경험은 2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를 교훈 삼아 마무리 캠프부터 이를 악물고 준비한 결과가 올 시즌 초부터 나오고 있다. 게다가 나성범의 시즌은 이제부터다. 스스로도 “아직 멀었다”며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 히팅포인트 형성 후 내 스윙

나성범은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타격폼을 변경했다. 가장 큰 변화는 타격시 오른발을 들지 않는 것이었다. 양 발을 모두 땅에 붙이고 치는 노스텝도 도전을 해봤지만 실패. 결국 오른발을 살짝만 들고 바닥에 끄는 방식으로 바꿨다. 적응기간이 필요했지만 바뀐 폼은 몸에 딱 맞는 옷이었다. 오른 다리를 들지 않으면서 흔들렸던 선구안이 잡혔다. 타고난 펀치력에 정확도가 높아지니 또 하나의 ‘거물타자’가 등장했다. 나성범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을 묻자 “공을 따라다니지 않고 히팅포인트를 정해놓고 치게 된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공을 따라다니다 보니 낮은 공, 높은 공 같은 유인구에 곧잘 속았다. 올해는 나만의 타격존을 만들어놓고 내 스윙을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아직 멀었다”는 의미는?

나성범은 인터뷰하는 내내 “아직 멀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칭찬의 인색한 NC 김경문 감독도 “지난해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올해 시즌 중에도 타격코치와 많이 상의하면서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만, 선수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나성범은 “아직도 높은 볼 같은 유인구에 잘 속아 헛스윙을 한다. 전력분석을 하면서 ‘주의해야지’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도 나도 모르게 방망이가 나간다”며 “아무래도 1군 무대나 투수들이 낯설었던 지난해보다는 올해가 편해졌지만 아직 멀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NC 김광림 타격코치는 “(나)성범이의 모습은 지금이 진짜가 아니다”며 “후반기 바뀐 타격폼이 정착됐을 때 진짜 무서운 타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승은 극찬했지만, 제자는 또 다시 손사래를 쳤다. 나성범은 “어느 시기에 타격 페이스를 확 끌어올리고 싶지 않다. 내 목표는 시즌 내내 꾸준한 타자가 되는 것이다”며 이를 악물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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