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류현진, 상대 의표 찔렀다

입력 2014-05-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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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류현진 ‘어깨 이상무’ 메츠전 최고 제구력 과시

시즌 최다 9K 중 루킹삼진 무려 3개
상대 마음 읽는 ‘두뇌 피칭’ 돋보여
새 구종 백도어 슬라이더 효과만점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콜로라도전서 5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이후 24일 만에 오른 마운드였지만 전혀 낯설지 않았다.

왼쪽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던 LA 다저스의 류현진(27)은 6회까지 뉴욕 메츠 타선을 상대로 시즌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투를 뽐냈다. 그 중 3개는 루킹 삼진이었다. 구위도 뛰어났지만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두뇌 피칭이 돋보였다는 방증이다. 직구 최고구속 역시 올 시즌 들어 가장 빠른 94마일(151km)을 찍어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을 과시했다.

이날 다저스 경기의 해설을 맡은 '불독' 오렐 허샤이셔는 류현진의 뛰어난 제구력을 칭찬했다. “제구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컨트롤이 좋다는 것은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는 뜻이다. 반면 커맨드가 좋은 투수는 자신이 원하는 곳에 볼을 던질 줄 안다.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커맨드가 좋은 투수”라며 “4가지 구종을 모두 위력적으로 구사하는 투수는 흔치 않은데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을 마음먹은 곳으로 꽂아 넣을 줄 안다”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보다 2개가 더 많은 17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전 경기와는 확연히 다른 점은 백도어 슬라이더(타자 등 쪽에서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서너 차례 구사했다는 점이다. 평소 좌타자를 상대할 경우 류현진은 바깥 쪽으로 빠르게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를 대부분 던졌다. 하지만 이날은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처럼 보이다 막판에 홈 플레이트 안쪽으로 살짝 들어오는 구종으로 재미를 봤다.

4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에릭 캠블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공이 바로 백도어 슬라이더였다. 6회말에도 1사 후 후안 라가레스를 맞아 백도어 슬라이더로 투스트라이크를 기록한 후 3구째도 같은 공을 던져 1루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로 처리했다.

체력이 떨어진 6회말은 이날 경기의 옥에 티였다. 2사 1루에서 캠블을 상대로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존 정 가운데로 몰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6회에만 4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2실점으로 막아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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