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의 Rewind] 전술 변화에 당황한 알제리, 짠물 수비에 고전한 벨기에

입력 2014-06-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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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18일(한국시간)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H조 1차전 도중 큰 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yohan@donga.com

■ H조 벨기에-알제리전 집중분석

알제리, 교체 투입·위치 변경 전술에 취약
홍명보호, 벨기에 후반 득점루트 참고해야
벨기에전은 공간 내주지 않는 수비 효과적

모든 팀이 후반 체력적 부담…역습에 유의


러시아-한국전에 앞서 펼쳐진 H조 벨기에-알제리전(18일 오전 1시·한국시간·벨루오리존치)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위인 벨기에의 2-1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보면 알제리의 선전이 돋보인 경기였다. 알제리는 전반 24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에이스 소피앙 페굴리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상대를 꾸준히 괴롭히던 알제리는 후반 교체로 투입된 벨기에의 마루앙 펠라이니(후반 25분), 드리스 메르텐스(후반 35분)에게 잇달아 골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 2차전 상대 알제리는?

알제리는 한국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다. 벨기에전을 통해 알제리는 우리에게 러시아보다 더 어려운 상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벨기에에게 1패를 당한 터라 한국전에선 더욱 공격에 치중하겠지만, 알제리는 기본적으로 ‘선 수비 후 역습’의 패턴을 주로 쓰는 팀이다. 후반 동점골을 내주기 전까지 촘촘한 수비간격과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로 면면이 화려한 벨기에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공간이 막히면 고전하는 한국의 성향으로 보면 쉽게 뚫을 수 있는 수비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전반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후반 25분 안팎 이후 많은 팀들이 조직력 붕괴로 고전한다는 점이다. 무더운 날씨에 의한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한두 명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전체적인 조직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알제리 수비 역시 그 같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벨기에 벤치가 교체 멤버를 투입하며 포지션 변화를 꾀하는 등 전술에 변화를 주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드필드진이 상대를 압박하다가 찬스를 만든 벨기에의 후반 득점 루트는 한국으로선 참고해야 할 점이다. 허리진에서 안정적인 패스를 통해 상대를 끌어내고 양쪽 측면을 이용해 공격 활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알제리는 벨기에전에서 그렇게 인상적인 공격 흐름을 보여주지 못했다. 페굴리를 중심으로 한 공격 라인의 움직임도 위협적이지 않았다. 항상 역습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러시아전 같은 유기적 플레이만 할 수 있다면, 우리 수비가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보인다.


● 3차전 상대 벨기에는?

벨기에는 수비력보다는 상대적으로 공격력이 더 강한 팀이다. 그러나 동점골을 넣을 때까지 알제리의 조직적 수비에 상당히 고전했다. 로멜루 루카쿠, 에당 아자르 등 1대1 돌파 능력을 지닌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도 공간을 내주지 않는 알제리 수비라인에 막혔다. 23일 벨기에-러시아전을 통해 한 번 더 분석할 수 있는 시간이 있겠지만, 벨기에의 공격력을 막기 위해선 알제리와 같은 협력 플레이를 통해 빈틈을 내주지 않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벨기에 수비진을 뚫기 위해선 박주영, 손흥민, 이청용 등 스피드를 갖춘 우리 선수들이 한발 더 뛰며 상대 조직력을 깨뜨려야 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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