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스포츠동아DB
1999년 이병규, 64경기 100안타 기록
서건창, 63경기 99안타로 새기록 실패
페이스 유지하면 시즌 201안타도 가능
신기록은 아쉽게 눈앞에서 놓쳤다. 그러나 대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 넥센 서건창(25)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부동의 1번타자인 서건창은 넥센의 시즌 64번째 경기인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 시즌 100번째 안타를 겨냥한다. 성공한다면, 1999년 LG 이병규(9번)가 보유하고 있는 역대 최소경기 100안타 기록(64경기)에 타이를 이루게 된다. 15년 만에 다시 작성될 큰 기록이다. 또 서건창이 시즌 끝까지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201안타까지 가능해진다.
‘타이’가 아닌 ‘새 기록’을 작성할 기회도 물론 있었다. 서건창은 주중 광주 3연전에서 2안타로 주춤했지만, 주말 SK와의 목동 3연전에서 안타 행진에 가속도를 붙였다. 20일과 21일에 2안타씩 만들어내 100안타 ‘-3’까지 도달했다. 자연스럽게 22일 경기의 초점도 서건창의 ‘3안타 달성’에 모아졌다. 올 시즌 벌써 12차례나 3안타 이상 경기(4안타 2회, 5안타 1회 포함)를 해냈기에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었다.
동료들도 도왔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친 뒤 3회 1루수 땅볼, 5회 볼넷을 각각 기록했다. 두 번의 타석이 더 돌아오기는 어려워보였던 상황. 기록은 그렇게 물 건너간 듯했다. 이때 팀 동료들이 밥상을 차려줬다. 7회말이 시작하자마자 서건창이 선두타자로 나서 행운의 1루수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때마침 타선의 폭발과 SK 배터리의 난조가 겹쳐 타자일순에 성공했다. 서건창에게는 7회에만 두 번째이자 이날의 마지막 타석이 한 번 더 찾아왔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4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 서건창은 역대 최소경기 100안타 기록 대신 팀 승리라는 선물을 받았다.
서건창은 이에 대해 “기록이 눈앞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안타가 나오자 덕아웃에서 동료들이 파이팅을 외쳐 주기도 했다”며 “그래도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기록을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해 후회는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천금같은 기회였던 마지막 한 타석 역시 “늘 경험했던 타석들과 다를 게 없는 한 타석이었다”고 했다. 63번째 경기는 그렇게 극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이제 그에게는 앞으로 나서야 할 더 많은 경기들이 남았다. 그는 “늘 그랬던 것처럼 매 경기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63경기에서 때려낸 99안타에는 이런 의연함이 뒷받침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