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총재 “속공저지 반칙 땐 자유투 부과 고려”

입력 2014-07-02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김영기 KBL 신임 총재 취임

“파울로 자르면 조던이 와도 재미 없어”
속공·기술 보는 재미…농구 부활 앞장

한국농구는 1980∼1990년대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실업·대학농구의 인기는 1997년 남자프로농구 출범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의 열기를 잇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KBL(한국농구연맹)은 1일 새 총재를 맞았다. 새 수장이 된 인물은 KBL 제3대 총재를 지낸 김영기(78) 총재다. KBL 출범의 주역이기도 한 그는 남자프로농구 부활의 사명을 등에 지고 다시 총재의 자리에 올랐다.


● 기술농구로 ‘재미’ 되찾겠다!

김영기 총재는 1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30년 전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경기를 관전한 이야기를 꺼냈다. 김 총재는 “레이커스에 매직 존슨이라는 유망주가 입단했다. 당시 레이커스는 센터 카림 압둘자바 중심이었다. 존슨은 좋은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코치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그(압둘자바)에게 볼을 줘’였다. 당시 NBA는 힘의 농구가 지배했던 때다. 존슨이라는 기술자를 두고도 재미없는 농구를 펼치는 시대였다. 지금 KBL 농구가 그렇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부흥을 위해 ‘재미’라는 기본적 요소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은 프라임타임을 드라마가 아닌 스포츠가 차지한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가 있어야 농구를 찾는다. 나를 이 자리로 다시 부른 것은 농구 인기 부활을 해결하라는 뜻일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면 KBL이 다시 설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취임사를 밝혔다.


● 지금 상태로는 마이클 조던이 와도 재미없다!

김영기 총재는 제도 변화와 심판의식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6월 펼쳐진 NBA 파이널을 예로 들었다. 김 총재는 “샌안토니오와 마이애미의 파이널을 봤는가. 경기가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 이는 세계농구의 추세다. 반면 KBL은 계속 심판 호각소리만 들린다. KBL은 출범 당시 NBA 경기규칙을 그대로 적용했다. 같은 규칙인데 심판 콜이 다르니 경기내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동시에 룰 개정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 총재는 “속공은 농구의 묘미다. 그런데 KBL은 속공하기 전에 파울로 자르는 것이 관례가 됐다. 이런 식으로는 마이클 조던이나 르브론 제임스가 와도 재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백코트에서 일어나는 파울에 대해선 무조건 자유투를 주는 등 경기규칙 개정을 고려중”이라며 속공 증가를 통해 농구의 재미를 되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