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밴 헤켄, 전반기에만 13승째… 이 정도면 ‘역대급 용병’이다

입력 2014-07-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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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외국인투수 밴 헤켄(넥센)이 16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3승을 기록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넥센 밴 헤켄

전반기 최종전 롯데전 7이닝 무실점 완벽투
최근 10경기 승…용병 최다 연승 기록 근접
한국무대 3년차에 프로야구 최고 투수 우뚝

외국인투수도 진화한다. 넥센의 왼손 용병 앤디 밴 헤켄(35·사진)이 국내 무대 3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던지면 던질수록 더 강해진다. 이젠 단순히 넥센의 에이스가 아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다.

밴 헤켄은 16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호투로 롯데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13승(4패) 째를 올렸다. 4회 2사 후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맞을 때까지, 단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이미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던 밴 헤켄은 가볍게 1승을 추가하면서 다승 공동 2위인 삼성 릭 밴덴헐크와 KIA 양현종(이상 10승)에게서 한 발짝 더 달아났다. 20경기에서 13승. 후반기에 10경기 정도 더 선발등판한다면 산술적으로 20승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20승 투수는 2007년 두산 용병 다니엘 리오스 이후 나오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다. 방어율을 2.98에서 2.81까지 낮춰 경기 전까지 앞서 있던 NC 찰리 쉬렉(2.92)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섰다. 밴 헤켄이 올 시즌 소화한 121.2이닝 역시 9개 구단 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다. 다승과 방어율은 물론 최다이닝까지 모두 1위. 게다가 팀의 2연패도 끊었다. 에이스의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탈삼진 역시 105개까지 늘려 1위 양현종(115개)을 본격적으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역대 41번째로 3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스스로도 놀랄 만한 페이스다. 밴 헤켄은 5월 27일 목동 SK전을 시작으로 자신이 등판한 최근 10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의 4패는 모두 그 이전에 나왔다.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기록인 12연승(KIA 리오스·2002년)에 이미 근접했다. 게다가 밴 헤켄은 2012년 11승, 2013년 12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던 투수다. 올해는 전반기가 끝났을 뿐인데 이미 앞선 두 해의 승수를 넘어섰다. ‘수준급’ 용병이었으나 늘 동료 브랜든 나이트의 그늘에 가려 ‘에이스’ 소리조차 듣지 못했던 밴 헤켄이다. 그런 그가 3년 만에 ‘역대급’ 용병의 반열에 올라설 준비를 하고 있다.

밴 헤켄은 경기 후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의미 있게 끝내 기분이 좋다. 야수들을 포함한 동료들의 도움으로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며 “내 유일한 목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개인 타이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데 대해서는 “집중력이 가장 좋아진 것 같다.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다 보니 투구수가 줄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투수들은 야수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 팀 야수들의 수비가 최고다. 한현희와 손승락을 포함한 불펜들이 뒤를 받쳐줘서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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