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루 박차고 나가는 능력 최고…견제사 거의 없어
33차례 성공, 3차례 실패해 도루성공률 91.7%
15일 현재 33개 도루 단독 1위·개인 시즌 최다
삼성 김상수(24·사진 오른쪽)는 올 시즌 공수주에서 기량이 한층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도루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16일까지 33개의 도루를 기록해 2위인 넥센 서건창(32도루)을 제치고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 30도루를 기록한 것이 개인 시즌 최다도루였는데, 올해는 이미 전반기에 이를 넘어섰다. 개인적으로도 도루왕 도전은 처음이지만, 삼성 구단 역시 창단 첫 도루왕 배출의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 2년간 KIA에서 활약하다 올해 다시 삼성으로 복귀한 김평호 1루코치는 김상수가 도루 1위로 나선 데 숨은 조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력분석과 투수들의 습관을 잡아내는 데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 코치의 족집게 조언은 올 시즌 김상수뿐 아니라 삼성의 기동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김 코치는 김상수의 도루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김상수는 도루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물론 발도 빠르지만, 김상수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순간 스피드’를 꼽았다. 순간 스피드는 스타트 능력을 좌우한다. 김 코치는 “김상수가 입단했을 때부터 순간 스피드를 보고 정말 놀랐다. 1루에서 박차고 나가는 능력이 최고”라면서 “자세히 보면 김상수는 1루에서 리드가 길지 않다. 반면 서건창이나 이용규 등은 리드가 굉장히 길다. 김상수는 결국 적은 리드를 하고도 순간 스피드가 좋으니까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리드가 적다 보니 견제사도 거의 볼 수 없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김상수는 이에 대해 “리드를 길게 하면 견제 때 귀루를 신경 쓰여 스타트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이다. 오히려 리드가 적은 게 스타트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도루숫자도 숫자지만, 도루성공률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김상수는 올 시즌 36차례 도루를 시도해 33차례 성공하고 단 3차례 실패했다. 도루성공률은 무려 91.7%. 2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 중 도루성공률 역시 중 1위다.(표 참고) 김상수는 “도루는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하면 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도루 성공률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김상수는 도루왕에 오를 수 있을까. 김 코치는 “도루를 자꾸 성공하고, 도루왕 가능성도 있다 보니 도루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무래도 체력이 부족해 여름철을 어떻게 나느냐가 관건”이라며 “도루가 많은 선수는 대부분 상위타자인데 김상수는 9번타자다. 서건창은 특히 올해 타격이 좋아 출루수 자체가 김상수보다 월등히 많다. 김상수가 지금까지는 대등하게 잘 하고 있지만 이런 건 좀 불리한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