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MVP 트리플 크라운… KS만 남았다

입력 2014-07-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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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박병호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올스타전에서 2회 출전 만에 미스터올스타에 선정된 뒤, 부상인 승용차 보닛에 올라 트로피를 들고 있다. 이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바 있어 한국시리즈 MVP만 수상하면 타이론 우즈와 이종범에 이어 3번째 트리플크라운도 가능하다. 광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홈런 두방 4타수 3안타 4타점 올스타전 MVP
2012년·2013년 정규시즌 MVP 2연패 경험
넥센 2위 질주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 높아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수집해도 좋겠다. 이미 두 가지 트로피는 손에 넣었다. 가장 중요한 하나만 추가하면 ‘MVP 트리플 크라운’이 된다. 선수생활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가고 있는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28) 얘기다. 그는 이제 진정한 ‘전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두 번째 올스타전서 ‘미스터 올스타’ 등극

박병호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웨스턴리그 4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클래스가 다른 존재감을 과시했다. 홈런 두 방과 2루타 하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경기 직후 진행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출입 기자단 투표에서도 당당히 1위. 총 74명 가운데 56명(75.7%)이 박병호를 ‘미스터 올스타’로 꼽았다. 박병호는 지난해 처음 감독추천으로 올스타전에 나섰고, 올해 처음 팬투표로 선정된 베스트11에 포함됐다. 단골손님들도 받기 힘든 MVP 트로피를 박병호는 두 번째 출전 만에 받아 들었다. 그는 “경기 전 이벤트인 홈런레이스 때는 너무 긴장한 탓에 잘하지 못해서 조금 창피했다. 다행히 더 큰 상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 낯설지 않은 MVP, 주특기인 홈런으로 완성

MVP는 박병호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다. 2012년과 2013년에 2년 연속 홈런·타점 타이틀을 석권하면서 정규시즌 MVP까지 2연패했다. 올해는 자신의 주특기인 홈런을 앞세워 올스타전 MVP로도 등극했다. 사실 7회까지는 MVP 집안싸움이 치열했다. 웨스턴리그 멤버 가운데 나지완(KIA)이 3점홈런, 강정호(넥센)가 2점홈런, 모창민(NC)이 솔로홈런을 각각 터트렸다. 선발투수 양현종(KIA)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박병호가 8회에 승부를 끝냈다. 유일하게 두 번째 아치를 그리면서 승리팀과 MVP를 모두 결정했다. 박병호는 “사실 홈런을 친 선수가 이미 세 명이나 있어서 선수들끼리도 덕아웃에서 ‘하나 더 쳐야 MVP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꼭 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 한국시리즈 MVP까지 이루면? MVP 트리플 크라운!

정규시즌 MVP와 올스타전 MVP는 모두 경험했다. 이제 박병호가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MVP가 남았다. 바로 한국시리즈 MVP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세 개의 MVP를 모두 석권했던 선수는 단 두 명뿐이다. 두산 외국인선수 타이론 우즈와 KIA 이종범(현 한화 코치)이다. 우즈는 1998년 정규시즌, 2001년 올스타전과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이종범은 1993·1997년 한국시리즈 MVP, 1994년 정규시즌 MVP, 2003년 올스타전 MVP 출신이다. 박병호는 역대 세 번째 ‘MVP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넥센은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다. 1위 삼성과는 3.5경기, 3위 NC와는 0.5경기의 게임차가 난다. NC에 잡힐 위험도 있지만, 반대로 삼성을 충분히 추월할 수 있는 격차다. 물론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도, 한국시리즈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 영광이 이뤄진다면,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도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에 터트린 동점 3점포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단일시즌에 세 개의 MVP를 동시 석권한 최초의 선수로 기록될 가능성까지 생긴다.


● 후반기 준비하는 박병호 “중심타자 역할에 최선”

그러나 박병호는 ‘상’과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다. 일단 전반기 막바지에 겪은 슬럼프를 벗어나는 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넥센은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에 4일 휴식기를 얻은 터라 25일에야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른다. 박병호가 다시 힘을 채우고 심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다. 그는 “올스타전이라 투수들이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 홈런 두 개를 칠 수 있었다”면서도 “그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 상태에서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팀이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해서 기분이 좋았다. 후반기에는 다시 한번 중심타자로서 내 역할 잘 해서 팀도 좋은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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