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던진 ‘라디오스타’ 연애청문회장 전락

입력 2014-07-2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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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라디오스타’가 출연자들의 과도한 연애사 들추기로 시청자 비판을 사고 있다. 사진은 23일 게스트로 출연한 송창의와 조정석(맨 위)과 진행자 김구라, 윤종신(가운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MC들과 게스트들(맨 아래). 사진제공|MBC

송창의 초대해 전 여친 리사 집중질문
최여진 스토킹 이어 또 사생활 들추기
출연자들 “섭외때와 다른 질문 곤란”
시청자도 “시청률 의식한 과욕” 비난


통쾌한 ‘돌직구’ 화법으로 사랑 받아온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최근 게스트들의 ‘연애사 청문회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 속에 잇달아 논란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동안 시청자가 궁금해 하던 스타의 이야기를 김구라, 윤종신 등 MC들 특유의 직설적인 입담으로 풀어내던 ‘라디오스타’는 출연 게스트에 대한 지나친 사생활 들추기를 비롯해 옛 연애사와 특정 대상을 웃음거리로 만들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방송에서는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 홍보차 연기자 송창의, 조정석, 오종혁, 장승조가 출연했다. 하지만 뮤지컬 얘기는 잠시, 송창의와 오종혁의 연애사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특히 김구라는 송창의의 전 여자친구 리사의 소속사 거취 문제와 집안 환경까지 거론했고 송창의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오종혁 역시 여자친구인 티아라 소연에 대한 언급을 피할 수 없었다.

방송 후 리사와 소연은 의도치 않게 인터넷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고, 결국 리사는 24일 트위터에 “잘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텐 웃기지 않아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결국 방송에 출연하지도 않은 대상에 대한 발언 수위를 조절하지 못해 특정인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앞서 ‘라디오스타’는 연기자 최여진이 전 남자친구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몰래 하숙집에 들어가 스토킹을 한 경험이나, 한정수의 전 여자친구들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 등을 자세히 캐물어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아역 특집에 출연한 중학생 김유정에게 연애 경험 등을 물어 지나치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라디오스타’가 과거에 비해 게스트들의 연애사에 자극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두고 ‘시청률을 의식한 과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라디오스타’는 수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 중 독보적인 위상을 지켜왔다.

하지만 9일부터 KBS 2TV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가 금요일에서 수요일 밤으로 편성 시간을 옮기며 ‘라디오스타’와 시청률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고, 지난달 11일 첫 방송된 SBS ‘도시의 법칙 인 뉴욕’도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시청자 이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결국 ‘라디오스타’는 시청률 확보를 위한 과도한 사생활 집착과 MC들의 적절하지 못한 발언 등이 구설에 오르는 자충수를 둔 셈이 됐다.

최근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한 가수 측은 “섭외할 때는 특정한 콘셉트가 있는데 막상 사전 인터뷰나 녹화 때는 연애, 사생활, 과거사 등에 관한 질문이 많아 곤란할 때가 있다”면서 “녹화 후 편집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득이하게 그대로 방송될 경우 이미지 타격을 피하기가 어렵다”면서 자극적인 토크로 변질되어가는 ‘라디오스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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