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이정현 “배우 활동에 전념”

입력 2014-08-0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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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현.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여배우 이정현(34). 1990년대 후반에 영화로 데뷔한 그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 강한 연기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스크린 공백이 따랐다. ‘자의’보다 ‘타의’가 좀 더 강했다. 돌아온 스크린. 이정현의 선택은 극장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명량’이다. 영화에서 홍일점으로 등장하는 그는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보인다.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정현을 만났다.


■ 긴 공백기 깬 이정현

저예산·예술영화 거절하다보니
어느새 2년 공백…중국 활동만
배우로 돌아오라는 조언 큰 힘


이정현은 ‘명량’을 함께 한 배우 최민식을 “오빠”로 칭했다. ‘나이차가 크지 않느냐’ 물으니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오빠”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동안 잊혀졌지만 그는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했다. 최민식이 ‘넘버3’를 촬영하던 무렵이다.

“최민식 오빠는 위엄이 있는 사람이다. 그 모습이 영화에 모두 드러난 것 같다.” 이들은 정작 ‘명량’에선 맞붙는 장면이 없다. 극중 이정현은 왜군에게 혀를 잃어 말을 할 수 없는 여인 역. 대사는 없지만 눈물과 동작으로 당대 여인들이 겪었을 ‘한’을 표현해냈다. 이정현은 “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촬영장의 기억을 꺼냈다.

“‘명량’ 시나리오가 여러 여배우를 거치지 않고 바로 나에게 왔다. 김한민 감독은 ‘최종병기 활’ 촬영 때 처음 만났다. ‘다음에 같이 하자’던 감독의 말이 공수표인 줄 알았다.(웃음)”

‘명량’ 이전 이정현의 존재가 관객에게 다시 각인된 건 2012년 영화 ‘범죄소년’이었다. 각종 해외 영화제를 휩쓴 성과와, 그가 스크린에서 보여준 강한 울림이 관객에게 새삼스레 다가왔다. 이후 영화에 더 활발히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정현은 또 2년을 보냈다.

“저예산, 예술영화 제의만 왔다. 하하! 20대 때는 주로 공포영화를 제의받았다. 가수 이미지도 강한데, 공포까지 하기에는 부담이었다. 모두 거절하니 어느 순간 내가 영화를 하지 않는 연기자가 돼 있었다.”

그 사이 집중한 건 중국 활동이다. 한류 태동기인 2000년 무렵부터 얻기 시작한 그의 인기는 10년이 지나는 동안 계속되고 있다. 그 역시 “‘올해는 끝나겠지’ 하며 몇 년을 보내는데 끊길 줄 모른다”며 한류의 인기를 전했다. 현재 그가 출연을 고심 중인 작품도 중국영화다.

이정현은 영화 ‘파란만장’으로 인연을 맺은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이창동, 김지운 감독과도 자주 교류한다. 일가를 이룬 이 연출자들은 이정현에게 ‘다시 배우로 돌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힘이 된다. 요즘은 스릴러 장르가 좋다. 멋있는 킬러도 매력적이지 않나.”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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