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부끄럽고 죄송하다”

입력 2014-08-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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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문학 SK전에서 심판판정에 불만을 갖고 거친 욕설로 퇴장당한 NC의 외국인투수 찰리 쉬렉(왼쪽)이 다음날 문학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른쪽은 NC 야구단 배석현 단장.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심판에 욕설·폭언 사죄

“팬·구단 은혜 저버린 것 같아 괴롭다”
KBO 벌금 200만원·40시간 봉사 징계
경기시간 지연 김경문 감독도 엄중경고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

심판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던 NC 찰리 쉬렉(29)이 사과했다. 찰리는 4일 문학구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죄송하다. 평소 내 모습을 봤다면 그것이 내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흥분해 지나친 행동을 했다. 한국리그와 심판진, 그리고 많은 야구팬들에게 보여드리지 말아야 모습을 보였다. 정말 부끄럽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NC에 입단한 날부터 모든 분들이 나에게 잘해줬는데 은혜를 저버린 것 같아 괴롭다. 다시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찰리는 3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등판했다가 1회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갖고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퇴장 당했다. 덕아웃으로 가는 중에도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고,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행동까지 해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날 상벌위원회를 열고 벌칙내규 제7항에 의거해 제재금 200만 원과 유소년 야구봉사활동 40시간을 부과했다.

NC도 구단 내규에 따라 자체 징계를 내렸다. NC 배석현 단장은 “찰리에게 상벌위원회 징계와 별도로 500만원의 벌금을 추가적으로 부과했다”며 “추후 외국인선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에게 교육과 면담을 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생구단으로서 리그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KBO, 심판진, 선배 구단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내부적으로 팀을 돌이켜보고 다시 준비하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찰리는 이날 심판진을 찾아가 직접 사과하려고 했지만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다. NC 양승관 수석코치가 심판실을 찾아 1차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 뒤 찰리와 배 단장이 사과하려 했으나 기자회견을 하는 사이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순연되면서 심판들이 자리를 떠났다. 찰리 사태를 겪은 한 심판은 “심판들이 찰리의 사과를 안 받겠다는 건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어제 일어난 일인데 오늘 바로 사과를 받는 건 조금 힘들다고 판단했다. 심판들은 내일부터 계속 판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사안이 사안이만큼 충격도 컸고,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어느 정도 진정된 상태에서 보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NC도 “심판진과 만나 직접 사과하겠다”며 “최대한 늦어지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찰리뿐 아니다. KBO는 투수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경기를 14분 지연시킨 NC 김경문 감독에게도 엄중 경고 조치했다. 배 단장은 “코칭스태프가 찰리 다음 투수를 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이재학을 교체투수로 결정하고 불펜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며 “중요한 경기이다 보니 신중하게 움직였던 게 문제가 됐다. 시간지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코칭스태프에게 이 부분을 주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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