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래 코치 “나바로가 내 기록 깨 줘 고맙다”

입력 2014-08-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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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성래 수석코치. 청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27년 전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나바로가 고맙네요.”

삼성 김성래(53) 수석코치는 6일 청주 한화전에 앞서 외국인선수 야마이코 나바로(27)가 삼성 역대 2루수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 치웠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쑥스럽게 웃었다. 종전 기록이 27년 전 자신이 세운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김 코치는 1987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22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2루수로서 최초 홈런왕이 됐고, 지금까지 유일한 2루수 홈런왕이기도 하다. 게다가 22홈런은 지금까지 삼성 역대 2루수 시즌 최다홈런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나바로가 5일 청주 한화전에서 22호와 23호 홈런을 연달아 치면서 이제 역대 삼성 2루수 시즌 최다홈런 기록에는 나바로의 이름이 올라가게 됐다.

자신은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게 됐지만 김 수석코치는 “그게 언제 적 기록인데, 나한테는 별 의미 없는 기록이다”며 웃었다. ‘그래도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섭섭한 건 없다. 오히려 지금 내가 삼성 코치로 있으니까 나바로가 더 많은 홈런을 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그러면서 잠시 추억의 필름을 더듬었다. “1987년이니까 우리팀이 역대 유일한 팀타율 3할을 기록할 때 아닌가. 나바로가 그래도 27년 전 추억을 떠올리게 해줘서 오히려 고맙다.”

당시만 해도 팀당 108경기를 치르던 시절. 홈런 20여개면 홈런왕을 하던 시절이다. 김 수석코치는 이후 치명적인 무릎 부상을 딛고 1993년 재기에 성공해 28홈런을 날리며 생애 두 번째 홈런왕이자 첫 MVP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는 1루수로 활약했다.

김 수석코치는 나바로의 타격에 대해 “장점이 많은 선수다. 야구를 참 잘 배웠다”며 칭찬했다. 홈런을 잘 치는 비결에 대해 “스윙을 할 때 뒤(테이크백)가 짧고, 앞(폴로스루)이 길기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온다. 이런 스윙은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가다 예상하지 못한 변화구가 들어와도 따라갈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선구안이 좋고, 2스트라이크 이후엔 스윙을 작게 하면서 정확도도 높다. 나바로가 잘 해줘서 우리 팀이 잘 나가고 있다”며 나바로에게 재차 고마워했다.

청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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