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11회말 끝내기홈런…한화 ‘합의판정의 마법’

입력 2014-08-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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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가 끝냈다!’ 한화 정근우가 6일 청주 삼성전에서 연장 11회말 2사 1루에서 극적인 끝내기홈런을 터뜨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창열 타구 병살타→타자주자 세이프 번복
류중일 감독, 뼈 아픈 ‘10초 초과’ 항의 무산

심판합의판정이 끝내기 홈런을 불렀다. 한화로서는 행운이었지만, 삼성으로선 화가 단단히 날 만한 일이었다.

6일 청주구장.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말 한화 공격에서 1사후 조인성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이창열의 희생번트가 나왔다. 그러나 번트타구는 삼성 투수 권혁 앞으로 굴러갔고, 권혁은 2루에 송구해 1루주자를 잡았다. 2아웃. 이어 유격수 김상수가 1루 커버를 들어간 2루수 나바로에게 던졌다. 이때 박종철 1루심은 타자주자도 아웃을 선언했다.

삼성 야수들도 모두 덕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데 이때 한화 강석천 1루 코치가 덕아웃의 김응룡 감독을 향해 손짓을 했다. 그러자 김응룡 감독은 눈치를 채고 덕아웃 앞으로 나오며 심판들에게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최수원 주심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날 청주경기를 중계하던 XTM은 곧바로 광고를 내보내면서 문제가 커졌다. 전광판에는 ‘심판합의판정중’이라는 문구가 떴지만, 광고가 다 끝난 다음에서야 느린 화면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TV 중계화면상으로 타자주자인 이창열의 발이 나바로가 송구를 받는 시점보다 빨라 판정이 세이프로 번복되고 말았다. 그러자 삼성 류중일 감독이 뛰어나와 심판들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규정상 이닝이 끝날 때는 최초 판정 후 10초 이내에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해야하기 때문. 류 감독은 ‘10초가 넘었기 때문에 심판이 한화측의 합의판정 요청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주장을 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속행됐다. 덕아웃의 삼성 야수들이 모두 수비 위치로 돌아갔고,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볼카운트 2B-0S에서 3구째를 받아쳐 중월 끝내기 2점홈런을 날려버렸다. 정근우로선 개인통산 2호 끝내기 홈런. 합의판정 이전까지 호투하던 권혁은 합의판정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면서 어깨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는지 끝내기 홈런을 맞고 어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할 말이 없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화는 0-2로 뒤진 6회말 김태균의 솔로홈런(시즌 12호), 9회말 조인성의 솔로홈런(시즌 5호)으로 동점을 만든 뒤 합의판정의 행운을 잡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임창용이 9회에 시즌 8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시즌 60승 고지 등정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청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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