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타자 강민호, 과연 믿을 수 있나?

입력 2014-08-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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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스포츠동아DB

■ 긴급진단-AG대표팀 배터리가 불안하다…왜?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배터리를 책임질 두 거물들이 흔들리고 있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삼성 특급 마무리 임창용이 그들이다. 강민호는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6일 2군으로 내려갔다. 임창용도 최근 3경기에서 2차례나 구원에 실패했다. 강민호와 임창용의 부진으로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전선에 불안감이 커졌다. 이들에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감독의 머리 속엔 어떤 구상이 있을까.

75억 국내 최고 몸값 강민호 2군행 ‘굴욕’
구단 배터리코치 등 조력자 지원 부실 탓

어떻게 포장하든 롯데 포수 강민호(29)의 2군행은 문책성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열린 6일 사직 NC전 8회 1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헛스윙 3구 삼진 직후 마음을 접은 듯하다. 6일까지 강민호는 78경기에서 75삼진을 당했다. 타율이 0.215인데 득점권 타율은 0.148까지 하락한다. 우투수 상대 타율은 0.136이고, 후반기 타율은 5경기에서 0.133이다. 이제 강민호가 못 치는 것은 ‘뉴스’조차 아니다. 파고들어야 될 지점은 어쩌다 75억 선수가 이 지경이 됐느냐는 것이다.


● 완전히 무너진 타격감

강민호는 아파서 내려간 것이 아니기에 2군에서 경기를 뛸 예정이다. 한 전문가는 “지금 강민호는 스윙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상태”라고 말했다. 스스로 잃어버린 타격감을 되찾기 전에는 백약이 무효다. 다른 전문가는 “강민호는 원래 더 일찍 1군에서 빠지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선수를 끝까지 믿는 김 감독의 성향 상, 최대한 기회를 준 것이다. 그렇기에 김 감독의 실망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김 감독이 강민호가 헤드샷을 맞은 뒤, 의학적으로 출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1군 복귀를 최대한 늦춘 것은 ‘배려’와 더불어 타격능력에 대한 ‘의심’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롯데는 공격에서는 장성우, 수비에서는 용덕한이 강민호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줄 수 있다. 그러나 강민호의 1군 복귀 시점이 늦어지면 롯데뿐 아니라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악재가 아닐 수 없다.


● 롯데의 ‘부실한’ 75억 선수 관리

지난해 11월 롯데는 강민호와 발표액 기준 4년간 75억원에 달하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역사상 최고액 계약에 앞서 롯데는 최기문 배터리 코치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최 코치는 공격형 포수의 이미지가 강했던 강민호의 수비능력을 키워낸 멘토였다. 롯데는 “최 코치가 다른 구단을 알아보고 있어서 계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달았다. 결국 최 코치는 NC로 떠났고, 롯데는 구단 직원으로 일하던 양용모 씨를 배터리코치로 임명했다.

결국 시작부터 강민호는 최고 연봉선수라는 부담만 잔뜩 안았을 뿐, 붙들어줄 조력자는 없었다. 잘 풀리기라도 했으면 혼자서 헤쳐 나갔겠지만 초반부터 뜻대로 안 되자 심적 어려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이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최대 위기에 봉착했으나 재생법도 없이 2군으로 밀려난 꼴이기에 사정이 더욱 딱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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