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세계 속으로’ 시청자 기만 자막 논란

입력 2014-08-11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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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걸어서 세계속으로’ 방송화면 캡처

현지인 이름, 유명 축구스타로 오기
KBS “외주사, 제작금지 조치” 사과


KBS 1TV 여행 다큐멘터리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유명 축구선수 이름을 임의로 붙이는 황당한 일을 벌여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9일 방송된 ‘교황 방한 기념 특별기획-천국으로 가는 열쇠, 로마·바티칸 편’에 등장한 이탈리아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이름이 모두 유명 축구선수들의 이름과 똑같은 데 대해 시청자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바티칸 공보 담당으로 소개된 안드레아 피를로, 호수에서 만난 현지인은 잔루이지 부폰, 교황 여름 별장 관리자는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길을 걷다가 마주친 관광객은 모르간 데 산치스 등으로 소개됐다. 이밖에 니콜라 레그로탈리에, 다니엘레 갈로파 등의 축구선수 이름도 등장했다.

안드레아 피를로 등 앞선 3명은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소속이고, 모르간 데 산치스는 AS로마 소속 골키퍼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 등에는 대중을 기만하려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10일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함형진 교양문화국장 명의의 사과문을 프로그램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했다.

함 국장은 “외주제작사에 경위를 파악한 결과, 담당 PD가 현지 취재 중 인터뷰한 분들의 명단이 담긴 메모지를 분실하고 급히 제작을 하느라 이 같은 사고를 빚게 됐다”면서 “외주제작사는 담당 PD를 즉각 징계조치했고, KBS도 해당 외주제작사에 대해 ‘걸어서 세계 속으로’ 제작금지 조치를 취했다. 또한 프로그램 외주제작 검수를 소홀히 한 내부 책임자에 대해서 사규에 따라 적법한 조치를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차후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과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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