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2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큰 폭의 1군 엔트리 교체를 단행했다. 정의윤, 김영관, 임재철이 빠지고 이병규와 오지환, 에버렛 티포드가 1군에 등록됐다. 이병규는 5월 21일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78일 만에 1군무대에 복귀했다.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맡고 얼마 되지 않아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던 그는 시즌 후반부에서 LG를 구할 중책을 안고 돌아왔다.
LG는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전반기 35승44패1무로 7위. 4위 롯데와 5경기차가 났다. 하지만 후반기 광주 KIA전에서 위닝시리즈를 담는 등 9승8패를 기록했다. 때마침 롯데의 부진이 이어지며 11일 현재 1.5경기차 뒤쳐져 있다.
하지만 최근 2경기가 아쉬웠다. 상승세를 탄 꼴찌 한화를 상대로 2경기를 모두 내줬다. 투수진은 상대 타선을 잘 틀어막았으나 타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양 감독은 “한화전에서 중심 타선이 침묵하니까 득점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 양 감독은 최선참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 이병규를 찾았다. 이병규를 구심점 삼아 경험과 안정감을 심겠다는 의도다. 양 감독은 “한화전 2연패로 분위기를 전환해야 할 때가 왔다.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목표에서 더 멀어지면 안 된다. 최상의 전력을 꾸려야했다”고 밝혔다. 이병규는 당장 전 경기를 소화하긴 힘들다. 양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대신 중량감 있는 대타요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병규도 결자해지를 각오했다. 그는 “안타를 치든,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하든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 2~3연승만 해도 충분히 4위를 노려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LG는 이날 경기에서 SK를 상대로 병살타 3개를 때리며 침묵한 끝에 3-7로 지며 3연패에 빠졌다. 이병규는 대타를 엿봤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3-7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대타 출전해 파울홈런을 때리는 등, 장타를 기대케 했지만 아쉽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4위 롯데가 최근 4연패를 당해 여전히 1.5게임차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쁜 소식은 6위 두산이 승리하며 게임차가 없어졌고, 7위 KIA와 8위 SK도 이날 승리해 각각 0.5게임차와 2.5게임으로 쫓기게 됐다는 점이었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