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타자는 넘치고 2점대 방어율은 없다

입력 2014-08-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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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이승엽(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다시 고개 드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3할타자만 34명…역대 최다 기록 눈앞
투수들 고전…방어율1위 밴헤켄도 3점대

‘3’은 넘치고 ‘2’는 없다. 요즘 프로야구 얘기다. 기세가 한 풀 꺾인 듯했던 타고투저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타격 순위 30걸까지 모두 3할 타자로 채워지고, 방어율 1위가 2점대를 사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2일까지 올 시즌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총 34명. 반면 방어율 1위인 앤디 밴 헤켄(넥센)은 직전 등판에서 5이닝 5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방어율이 2.79에서 단숨에 3.01까지 치솟았다. 타자들에게는 천국, 투수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시즌이다.


● 3할 타자만 34명, 잠재적 후보들도 즐비

역대 3할 타자가 가장 많이 나온 시즌은 1999년, 2001년, 2010년. 나란히 총 20명의 3할 타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역대 최다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시즌이 4분의 1 가량 남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12일 3타수 2안타로 정확히 3할에 오른 SK 김성현까지 올 시즌 3할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는 34명에 이른다.

언제든 3할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잠재적 후보’들도 많다. 넥센 박병호(0.299), 롯데 박종윤(0.298)과 정훈(0.298), 삼성 이승엽(0.297), 넥센 김민성(0.296), 한화 이용규(0.292), NC 이종욱(0.292) 등 쟁쟁한 이름들이 이날까지 2할9푼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몇 경기 결과에 따라 타율이 언제든 3할대로 올라설 수 있다. 벌써 34명에 달하는 3할 타자수가 앞으로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아직 규정타석 채우지 못해 타격순위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규정타석을 달성하면서 3할에 진입할 다크호스들도 있다. LG 손주인(0.319), 두산 양의지(0.311), KIA 브렛 필(0.303) 등은 머지 않아 규정타석을 충족시킬 전망이다. 삼성 박해민(0.310)도 시즌 막바지에는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다.


● 역대 2번째 ‘3점대 방어율왕’ 탄생 위기?

3점대 방어율 투수가 방어율왕에 오른 사례는 역대 단 한 번뿐. 2003시즌에 현대 용병투수 쉐인 바워스가 3.01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라면 두 번째 ‘3점대 방어율왕’이 나올 수도 있다. 앞으로 2점대 방어율 재진입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밴 헤켄 외에 SK 김광현(3.13) 정도다. 그 다음은 NC 찰리(3.30)~삼성 릭 밴덴헐크(3.38)~삼성 윤성환(3.86)~LG 리오단(3.92) 순이라 쉽지만은 않다.

심지어 이들 여섯 명 외에 다른 투수들은 모두 4.00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기록과 비교해 보면 투수들의 부진이 더 실감난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3~1987년까지 5년 연속, 그리고 1989·1991·1993년까지 포함해 총 8시즌 동안 2점대 방어율 투수를 최소한 10명 이상 배출했다. 4점대 방어율 투수가 10위 안에 포함된 시즌도 1999년(3명), 2003년(1명), 2009년(2명), 2010년(2명) 밖에 없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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