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살아난 뱀직구 ‘비움의 힘’

입력 2014-08-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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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창용불패’ 부활하다

너무 잘하려는 욕심 부담 가중 역효과
요즘 오히려 마음 비우고 편안한 승부
최근 6연속경기 S…5경기선 무실점


한동안 흔들리던 ‘창용불패’가 다시 돌아왔다. 강력한 뱀직구가 살아나면서 삼성 뒷문을 든든하게 막고 있다. 임창용은 9일 넥센 목동전부터 26일 사직 롯데전까지 최근 6연속경기 등판에서 모조리 세이브를 올렸다. 특히 11일 넥센전부터 최근 5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27일 시즌 28세이브를 기록하면서 LG 봉중근(27세이브)을 제치고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로 나서게 됐다.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109승, 196세이브를 기록 중인데 앞으로 4세이브만 추가하면 김용수에 이어 역대 2번째 100승-200세이브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 삼성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청신호

임창용은 시즌 중반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공이 몰리기도 하고, 구위가 예전만 못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블론세이브가 자주 나오면서 천하의 임창용도 심리적으로도 위축됐다. 7월 1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11일 만인 7월 22일 1군에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즌 8개의 블론세이브와 방어율 4.85는 분명 임창용의 명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그러나 최근의 투구는 전성기를 방불케 한다. 특히 23일 대구 SK전에서 김강민을 루킹삼진으로 잡아낸 마지막 공은 전성기의 ‘뱀직구’와 같았다.

27일 롯데전 마무리 역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그가 안정감을 찾으면서 삼성의 승수쌓기와 단독선두 수성은 한결 더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9월 14일 소집되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게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삼성 사령탑이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류중일 감독은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시즌 중반 임창용이 다소 고전한 데 대해 “아무래도 나이도 있으니까 예전 같지는 않다”면서도 “4일간 쉬고 몸관리를 하면서 등판하는 선발투수도 컨디션이 항상 좋을 수는 없는데, 매일 대기하는 중간투수나 마무리투수는 어떻겠나. 컨디션이 안 좋아도 올라와야한다. 그러면서 두들겨 맞는 거다”며 이해를 했다.


● 임창용, 뭐가 달라졌나

그렇다면 시즌 중반에 비해 뭐가 달라졌을까. 이에 대해 임창용은 28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면서도 “심리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블론세이브가 나오면서 계속 신경이 쓰이고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냥 내 할 일만 잘 하자는 생각으로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안 좋을 때는 한복판에 몰리는 공도 많았는데 코너워크에 좀 더 신경을 쓰면서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김현욱 불펜 투수코치 역시 비슷한 견해였다. “그동안 너무 잘 하려는 욕심 때문에 조금함과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보니 역효과가 났다. 요즘은 그것을 많이 내려놓고 편하게 승부를 하려고 하면서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현재 구위라면 한가운데만 보고 던져도 된다”고 조언했다.

삼성 김태한 투수코치는 ‘살아난 직구 구위’를 부활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지난달에 열흘 정도 2군에 내려갔다 온 게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 것 같다. 뱀직구가 살아나면서 이젠 힘으로 타자하고 싸워서 이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구가 강하면 변화구에도 더 효과를 본다는 얘기였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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