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유쾌한 도전 ‘제2막’

입력 2014-08-30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대구FC 대표이사 겸 단장 도전, 최종 후보 2인에 들어
“행정 전문가 아닌 기술 경영인으로 ‘대구의 힘’ 되찾을 것”

“축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싶다.”

조광래(60)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대구FC 대표이사 겸 단장에 도전했다. 대구FC는 올 1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단장 출신 김재하 전 대표의 사퇴 이후 공석이던 자리를 채우기 위해 5일부터 25일까지 후보를 공개모집했다. 이번 공모에는 5명의 후보가 지원했고, 28일 구단과 대구시(市) 차원의 최종 면접이 이뤄졌는데, 조 전 감독을 비롯한 2명으로 후보로 최종 압축됐다. 발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대구FC는 구단 운영 방침에 따라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다음달 중순 이사회가 예정됐지만 이번 건은 특별 사안인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이르면 내주 중 긴급 이사회가 열릴 전망이다.

조 전 감독의 대구FC 대표이사 겸 단장 도전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현역 시절 한국축구를 대표한 선수 출신으로 프로팀과 대표팀 사령탑을 모두 거친 현장 경기인 최초의 행정가 도전이기 때문이다. 과거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축구단 단장과 사장을 맡은 경우는 있었지만, 대표팀 감독 출신이 구단 CEO로 발돋움한 사례는 없었다. 조 전 감독은 2000년 안양LG(현 FC서울) 지휘봉을 잡았고, 2009년에는 도민구단 경남FC를 이끌었다. 2010년에는 대표팀 감독에 취임했고,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지휘하며 명성을 이어갔다.

조 전 감독은 면접 자리에서 “마케팅을 활성화하고, 홍보 활동에 열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우승을 목표로 할 수는 없더라도 꾸준한 꿈과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얼마간 경기력이 뒷받침되면 관중은 자연스레 경기장을 찾기 마련”이라는 소신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FC는 지난 시즌까지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 머물다 챌린지로 강등됐다. 이영진 감독(현 청주대)과 모아시르 감독 시절만 해도 대구는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로 비쳐졌지만,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최덕주 감독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2% 부족함은 좀처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전 감독은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신경을 쓸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단에 성적을 강요하려면 가능한 최상의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대구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프로축구단 운영에 걸맞은 인프라는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조 전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행정가에 대한 생각은 꾸준히 해왔다. 마침 대구와 인연이 됐다”며 “부임이 확정된다면, ‘기술 전문 경영인’으로서 이른 시일 내에 구단을 정비하고 예전 명성을 되찾기 위해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