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경기감각, 답답한 유재학호

입력 2014-09-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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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오른쪽 끝)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31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4농구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또 한번 세계 수준과의 격차를 실감했다. 전날 1차전에서 앙골라에 69-80으로 패했던 한국은 호주전에서도 시종 끌려다니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란 카나리아(스페인)|사진공동취재단

농구월드컵 조별 1차전 앙골라에 져

8월 25일 2014농구월드컵 개최지 스페인으로 출국하기 전 남자농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걱정거리는 바로 ‘경기감각’이었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은 “한 달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걸린다”고 말했다. 이상범 코치는 7월 뉴질랜드 1차 평가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전에 연습경기가 없었던 데다 경기장도, 환경도 낯설어서 선수들이 초반에 아무것도 못했다. 후반에 감각을 찾았는데, 전반 점수차를 좁히다가 경기가 끝났다. (농구월드컵 첫 경기 앙골라전이) 뉴질랜드 전지훈련 첫 경기 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미간을 찌푸렸다.

코칭스태프의 불길한 예감은 30일(한국시간) 스페인 그란 카나리아에서 열린 농구월드컵 조별리그(D조) 1차전 앙골라전에서 고스란히 현실화됐다. 대표팀은 전반 극도의 공격 난조 끝에 앙골라에 18-36으로 뒤졌다. 3쿼터 이후 조성민(kt), 문태종(LG), 양동근(모비스)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4쿼터 초반 한때 4점차까지 점수차를 좁혔으나, 역전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1승 상대로 기대했던 앙골라에 69-80으로 패했다.

선수들은 앙골라전 패배 이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패배에 따른 아쉬움보다는 자신의 플레이를 전혀 펼치지 못한 데서 비롯된 답답함이 원인이었다. 주장 양동근은 “전반은 경기감각을 찾다가 다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앙골라가 잘하는 팀이지만, 우리가 못 넘을 상대는 아니더라. 우리가 너무 못했다. 경기 후 내가 이 정도 선수밖에 되지 않나라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베테랑 김주성(35·동부) 역시 “나라도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지쳤는데도 잠이 안 왔다”고 밝혔다. 그란 카나리아의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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