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검객 정진선, AG 2관왕 노린다

입력 2014-09-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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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싱대표팀 남자 에뻬 맏형 정진선

2004년 파트너 선수로 태릉선수촌 입촌
태극마크 10년 달며 후배 이끄는 자리로
단체전 3연패·생애첫 AG 개인전 금 도전

한국펜싱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돌풍을 이어갔다. 남자 에뻬의 간판 정진선(30·화성시청·사진)은 한국 검객들의 전성시대를 연 주역이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에선 금메달, 런던올림픽 남자개인전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릉선수촌에서만 10년 이상 생활한 ‘베테랑 검객’은 인천에서 생애 첫 아시안게임 2관왕을 노리고 있다.


● 파트너로 들어와 올림픽 동메달까지…영광스러운 태극마크 10년

한국펜싱 남자 에뻬는 2006도하아시안게임,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011·2014아시아선수권 등에서 잇달아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진선은 이 모든 순간을 함께 하며 한국 에뻬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제 중국선수들은 한국선수들과의 맞대결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진선이 처음 태릉선수촌에 들어간 때는 2004년이다. 당시만 해도 약관의 그는 선배들의 경기력 향상을 돕는 파트너 선수였다. 그러나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2005년부터 대표 1진으로 선발됐고, 그해 스톡홀름 국제그랑프리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존재를 세계무대에 알렸다. 그는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나갈 때는 상대의 세계랭킹조차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젊음과 패기 앞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태극마크를 10년간 달며 정진선은 세계적 검객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자신의 손바닥 보듯 훤한 태릉선수촌. 그곳에는 10년간의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폐쇄적 공간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자부심만큼은 대단하다. 그는 “나이를 더 먹고 선수생활을 그만두더라도 후배들과 제자들에게 지난 세월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빈껍데기가 아니라 영광스러운 10년이었다’고 당당히 말해주겠다”고 밝혔다.


● 생애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출전…인천에선 2관왕 도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남자에뻬대표팀에는 세계랭킹 10위 박경두(30·해남군청), 세계랭킹 3위 박상영(19·한체대), 세계랭킹 45위 권영준(27·익산시청) 등이 포진해 있다. 정진선(세계랭킹 5위)은 이들 중 최고참이다. 나이는 박경두와 같지만, 생일이 빨라 선배다. 맏형답게 정진선의 제1목표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3연패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은 상당하다. 그는 “나는 공격성향이 강하고, (박)경두는 수비를 잘한다. (박)상영이는 공수의 조화가 돋보인다. 서로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멤버다. 후배들을 믿고 있다”며 단체전 3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개인전 금메달까지 석권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정진선은 도하대회와 광저우대회 단체전에서 모두 마지막 검객으로 나서며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2개 대회 연속으로 개인전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단체전 2연패를 달성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다. 정진선은 인천에선 박경두와 함께 생애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에 출전하게 됐다. 각별한 의미를 지닌 기회라 벌써부터 가슴은 설렌다. 그는 “대표 생활 10년 동안 많은 국제대회 메달을 획득했지만, 단 한번도 아시안게임 개인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오랜 세월 태극마크를 단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박)경두와 결승에서 만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sgetupma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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