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 윤성환 “나도 당황스럽다”

입력 2014-09-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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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 스포츠동아DB

“실점 많이 하니까 자신감도 떨어져”
시즌 9승 이후 5경기 방어율 9.24
“투구폼 되찾을 것” 부진 탈출 의지


“어느새 당황하는 나를 발견했어요.”

삼성의 ‘우완 에이스’ 윤성환(33)은 31일 덕아웃에 들어서며 취재진 앞에서 멋쩍게 웃었다. ‘아홉수’에 걸려 지독한 부진에 빠진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조급함과 부담감이 제법 큰 것 같다”고 반복했다.

윤성환은 시즌 중반부터 페이스를 힘껏 끌어올렸다. 4월 25일 목동 넥센전부터 6월 27일 포항 한화전까지 약 2달 동안 무서울 게 없었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며 8연승을 내달렸다. 좀처럼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초반 불운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다승과 방어율 부문에서 순항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급격한 난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9승을 따낸 7월 24일 사직 롯데전 이후 10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5차례 선발등판해 1패-방어율 9.24의 최악 부진이었다. 3점대 초중반을 유지했던 시즌 방어율은 어느새 4.50으로 치솟았다.

윤성환은 전반기만 해도 경기당 6이닝을 책임지며 찰리 쉬렉(NC), 앤디 밴 헤켄(넥센), 김광현(SK), 양현종(KIA)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만큼 한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하지만 후반기는 5이닝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7월 30일 대구 LG전에서 2이닝 6실점, 문학 SK전 4.2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윤성환은 “실점을 많이 하니까 스스로 당황을 했다고 해야 하나.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 진단했다. 공에 대한 확신이 떨어지면서 윤성환도 겉잡을 수 없이 맞아나갔다. 목표였던 2점대 방어율은 사실상 멀어졌다. 그는 “방어율이 아무래도 제일 아쉽다. 아쉽지만 팀 이기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심리적인 문제를 땀으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8월 31일 넥센전을 앞두고 김태한 투수코치와 함께 라이브피칭을 했다. 그를 아끼는 류중일 감독은 직접 타석에 서며 그의 부활에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커브는 여전히 좋은데 아직 직구 볼끝이 예전만 못하다”고 평가했다. 류 감독이 바라보는 윤성환의 직구 볼끝은 국내 최정상이다. 윤성환은 “좋았을 때 투구폼을 되찾기 위해 코치님의 조언을 적극 받고 있다”고 부진 탈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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