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4승…드라마는 완벽했다

입력 2014-09-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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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 153km 직구·커쇼급 커브로 부상복귀 SD전 7이닝 7K 1실점

강속구 이은 낙차 큰 커브에 상대 타자들 추풍낙엽
1실점 후 14타자 범타처리…연이틀 끝내기패 설욕
SD전 3승무패 방어율 0.64…원정 10승 ML넘버원
적장 버드 블랙 감독 “류현진은 완벽한 투수” 극찬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특히 명품커브가 빛났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이 깔끔한 복귀전을 치르며 시즌 14승에 입맞춤했다. 엉덩이 부상을 당해 18일 만에 오른 마운드는 전혀 낯설지 않았다.

LA다저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출격해 7회까지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팀의 7-1 승리에 앞장섰다. 최고 구속은 95마일(153km)까지 찍어 정상 컨디션을 완벽하게 찾았음을 입증했다. 시즌 방어율은 3.28에서 3.18로 낮춰 자신의 목표인 2점 대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 역시 류현진은 파드리스 킬러…14타자 연속 범타

류현진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이언츠를 5경기 차로 여유 있게 앞섰다. 하지만 최근 자이언츠가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2.5경기 차까지 바짝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애리조나 디백스와의 원정 2연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연장 접전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해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태였다. 특히 전날 경기에서 잭 그레인키가 팔꿈치 부상설을 일축하듯 8이닝 1실점으로 눈부신 투구를 펼치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 터라 류현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웠다.

하지만 류현진은 1회초 2루타 2개를 맞으며 1실점을 한 후 6회 원아웃을 잡을 때까지 14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파드리스 타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의 등판이었지만 단 한 개의 볼넷을 허용하지 않은 점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파드리스를 상대로 3승 무패 방어율 0.64를 기록했다.


● “커쇼급 명품커브 일품…직구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 흠잡을 데 없었다”

이날 기록한 7개의 삼진 중 5개는 커브를 던져 잡아낸 것이었다. 150km 안팎의 빠른 직구를 던진 후 40km 가까이 느린 낙차 큰 커브에 파드리스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1988년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MVP를 휩쓸었던 오렐 허샤이저는 “직구과 체인지업이 주무기로 알려진 류현진이 고속 슬라이더와 느린 커브를 완벽하게 구사했다. 4가지 구종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며 “삼진을 7개나 잡고도 투구수가 매우 적었다”고 분석했다.

다저스 팬들도 “류현진이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클레이튼 커쇼에 버금가는 커브를 앞세워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의 복귀를 환영한다”고 칭찬 릴레이에 합류했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의 투구에 만족해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호투 덕분에 원정 5경기에서 3승2패로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라며 “6회부터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여 투구수가 적었지만 7회까지 기용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84개에 불과했다.

상대팀인 파드리스의 버드 블랙 감독도 류현진을 칭찬했다. 블랙 감독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좋은 투수다. 그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박수를 보낸 뒤 “류현진은 패스트볼의 속도와 볼 끝이 좋으며 80마일대 후반의 하드 슬라이더도 던진다. 커맨드 역시 좋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데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 여기에 좋은 체인지업까지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류현진은 진정으로 완벽한 투수”라고 극찬했다.


● 원정경기 10승째…메이저리그 전체서 원정 10승은 단 2명 뿐

파드리스전 승리로 류현진은 원정경기에서 10승(3패)째를 따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원정 10승 고지에 오른 것은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와 류현진 뿐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홈에서 4승3패(방어율 3.94)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원정 방어율은 2.66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홈과 원정에서 모두 7승씩을 따냈지만 홈경기 방어율(2.32)과 원정경기 방어율(3.69)에서 큰 차이가났다.

루키 시즌에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이제는 메이저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했음을 드러낸 것이다.

2년 연속 14승을 거둔 류현진은 “혹시 부상이 재발할까 걱정했지만 좋은 경기를 펼쳐 기쁘다. 마운드에서 아주 편안하게 던졌다”며 “아주 길지만 않다면 가끔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애리조나 홈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8일 경기에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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