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왁스가 새 음반 ‘스파크’를 발표했다. “방황을 끝낸 마침표”라고 음반을 소개한 왁스는 “가로막힌 마음의 벽을 뛰어넘는 계기가 됐고 재미있게 일하며 마음이 행복했다”고 과정을 돌이켰다. 사진제공|뷰가엔터테인먼트
록 사운드 기반 다양한 분위기의 11곡 수록
“엠버글로우 작곡팀…방황하던 내게 에너지
잃어버리고 살았던 초창기 열정 일깨워줬다”
가수 왁스는 친구들 사이에서 ‘옥수동 엽기녀’로 불린다. 천성이 밝고 활동적이며 사교적인 왁스가 “재미있는 것을 좋아해” 장난스런 일들을 자주 벌여 얻은 별명이다. 얼마 전 애견을 업고 ‘동네 편의점’을 다녀오는 사진은 친구들의 SNS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웃음을 유발하며 ‘옥수동 엽기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왁스는 평소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만들어 먹고, 보드게임도 하며 ‘건전한’ 시간을 보낸다.
왁스의 주변인들은 대부분 미혼이다. 또래 친구들이나 스태프, 홍석천, 윤건과 이기찬 등 친한 연예인이 모두 그렇다. 집안 어른들은 왁스에게 결혼의 ‘압박’을 주지 않는다. “어려서 아이를 빨리, 많이 낳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결혼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엇보다 현재의 싱글 라이프가 즐겁다.
그렇듯 항상 즐거워 보이지만, 왁스에게 지난 몇 년은 “방황의 날들”이었고 “질풍노도의 시간”이었다. 왁스는 2010년 즈음부터 ‘눈에 띄는 활동’이 뜸했다. “가수로서 어떤 음악을 해야 하고, 한 개인으로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혼란스러워 방황했다.
8월26일 발표한 스페셜 앨범 ‘스파크’는 그 “방황을 끝낸” 마침표이고, “가로막힌 마음의 벽을 뛰어넘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재미있게 작업하면서 마음이 행복”했고, “마음이 바뀌니 의욕도 생겨”났다.
그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준 건 ‘엠버글로우’라는 작곡팀. 작곡가 홍준석과 미국 팝밴드 ‘더 콜링’ 출신 빌리 몰러로 구성된 엠버글로우 측이 작년 초 왁스에게 작업을 제안했고, 왁스는 이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내 스타일”이란 감을 받았다. “함께하면 재미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동시에 갈팡질팡하던 마음도 진정이 됐다.
“흥하든 망하든, 상당히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고 이 음악에 내 이름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1곡이 수록된 ‘스파크’는 록에 기반한 다양한 분위기의 곡들이 담겨 있다. 솔로가수 왁스에 앞서 ‘경아의 하루’를 히트시킨 록밴드 도그(DOG)로 활동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나의 음악적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음악이 담긴 앨범이다. 음악이 좋아서 만들었고, 상업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왁스는 이번 앨범을 통해 ‘화장을 고치고’ ‘오빠’ 등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원초적 감성이 잘 드러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노래 인생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가 되는 앨범”이라며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든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줬다”고 소개했다.
“발라드가 추억을 만들고 진한 감동을 준다면, 이번 앨범은 내가 잃어버리고 살았던 초기의 열정과 에너지를 일깨워줬다. 16년 동안 활동하면서 어느 순간, 음악이 ‘일’이 되어 버리기도 했다. 이번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왁스는 가수지망생이던 시절, 여러 기획사를 돌아다녔다. 잠시 머물던 기획사 측의 권유로 발라드를 하기도 했고, R&B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밴드를 만나 1998년 도그로 데뷔했다. 1집이 어느 정도 ‘반응’을 얻었지만, 기획사는 2집을 내주지 않았고, “꿈을 이루나 했던” 왁스는 실의에 빠졌다. 공백이 길어지면서 가족들 눈치 보는 일도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2000년 ‘왁스’로 데뷔해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왁스로 10년이 지날 무렵 침체기를 겪다 ‘스파크’의 찰랑이는 록 사운드로 ‘초심’을 되찾았지만, 그는 언젠가 또 다시 어려움과 마주할 것이다.
“잘 버티면 된다. 갈팡질팡 힘들고 여러 의문에 휩싸일 때, 해답을 쉽게 찾을 순 없을 것이다. 손놓고 있지 않고 좋은 뮤지션들과 교류하면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