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20개월 공백 겁났지만, 이젠 올라갈 일만 남았죠”

입력 2014-09-13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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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사진제공|예당엔터테인먼트

“이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야죠.”

2년여의 긴 공백동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연습밖에” 없었다. 2013년 10월 발표한 싱글이 마지막 활동이었던 5인조 걸그룹 EXID(솔지·LE·정화·하니·혜린)는 TV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는 동료 가수들을 보면서 부러워했고, 대중에게 “잊혀질까” 불안했다. 그럴수록 자기계발에 힘썼고, “연습만이 살길”이라며 매일 연습실로 향했다.

2012년 2월 ‘후즈 댓 걸’로 데뷔해 그해 8월, 10월까지 연달아 음반을 발표하며 유망주로 꼽혔던 이들은 소속사 문제로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 급기야 3명은 팀을 떠났고, 그룹 해체설까지 불거졌다. 우여곡절 끝에 새 소속사를 만나, 팀을 재정비하고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지금에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공백기동안 워낙 많은 그룹이 데뷔했다. 3개월도 길다고 하는데 우리는 무려 20개월을 쉬었으니…. 솔직히 가수인데도 설 무대가 없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도 했다. 활동을 못하면서 가수에 대한 정체성도 잃었고,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까하는 의문도 많이 들었다.” (정화·하니)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들에게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정말 무대를 즐길 수 있다”라는 희망으로 변했다.

“마음을 내려놓으니까, 오히려 즐거워졌다.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더라.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 수록곡 ‘위아래’가 우리에게도 통할 것 같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는 뜻으로 말이다.”(솔지)

‘위아래’는 경쾌한 멜로디에 ‘위, 아래~위, 아래~’로 되풀이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프로듀서 신사동호랭이가 1년 전 만든 곡으로, 다른 가수들도 서로 자기에게 달라고 했던 곡이다.

“다른 가수들도 탐냈던 곡이라더라. 우리에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서 결국 우리 곡이 됐다. 안무도 재미있고, 중독성이 강하다. 무엇보다 멤버들이 즐기니까 팬들도 관심 있게 봐주는 것 같다.”(LE)

이들의 예상은 통했다. 후크송으로 각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 순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고, ‘위아래’라는 가사에 맞게 선보이는 섹시 퍼포먼스도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골반을 위아래로 흔드는 뇌쇄적인 몸짓에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까봐” 노심초사했지만, 방송사의 심의에 통과했고 팬들 사이에서는 “차원이 다른 섹시”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엔 민망했다. 하하. 멤버들의 키가 평균 170cm다보니 같은 동작이라고 해도 유독 돋보이는 것 같다. 섹시 콘셉트를 무조건 저급하다고 평가할게 아니라 그룹 특색에 맞는다면 시너지 효과도 생기는 것이다. 가식 없는 모습 등으로 다른 그룹과 차별화를 두고 싶다.”(혜린)

이들은 “무대에서 잘 노는 언니들”이 되고 싶단다. “워낙 오랜 시간을 기다려봤기에”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도 알게 됐고, “정형화된 모습이 아닌 음악과 춤을 즐길 줄 아는” 그룹이 되는 게 꿈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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