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에게 필요한 것은 ‘1박 2일’이 다 가졌다

입력 2014-09-15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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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가 시즌 1을 끝내고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룸메이트'는 14일 방송을 통해 신성우, 송가연, 홍수현을 비롯한 1기 멤버들의 대대적인 하차를 '뜨거운 안녕'이라는 타이틀로 그려내고 새로운 2기 멤버들의 라인업을 공개했다.

당초 '룸메이트'는 새로운 주거 형태인 쉐어 하우스라는 형태로 모델, 아이돌, 격투기 선수, 개그맨, 배우 등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연예인들을 한데 모아 이들이 가족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그리겠다는 야심찬 의도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는 달리 회차가 지날수록 박민우, 나나, 박봄 같은 '룸메이트'로 인해 대중들의 오해를 사는 피해자들만 양산했고 제작진이 원하는 끈끈한 가족애 대신 설렘도 없는 기묘한 러브라인만이 남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룸메이트'는 끈기있게(?) 보여주기식 가족애를 과시했다. 송가연의 격투기 시합 현장을 응원하거나 멤버의 드라마 촬영현장을 방문해 응원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한 것. 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시청자들이 이미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충분히 경험한 만큼 진정성을 느끼게 하기엔 부족한 장치들이었다.


그렇다면 시즌2를 예고하는 '룸메이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1기에서 대중들에게 납득시키지 못한 멤버들 간의 가족애와 진정성을 어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이 제일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고 해서 가족애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증거가 바로 KBS2 '해피 선데이-1박 2일 시즌3'다. 이들은 딱 녹화 때만 함께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12박 13일도 아닌 딱 1박 2일로만 여행을 가서 게임을 하고 서로를 향한 몰래 카메라를 진지하게 기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1박 2일'의 가족애를 의심하지 않는다. 서로에게 까나리를 먹이기 위해 애쓰고 야외취침을 걸고 배신을 거듭해도 이들의 끈끈함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룸메이트'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이미 '1박 2일'이 다 가지고 있다. 여자 멤버들과 남자 멤버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누구를 띄울지를 고민하는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가족애를 내세우면서 이를 어필하기 위해 전략을 생각하는 모순에서 벗어나야 시즌2의 성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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