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첫 방송된 '비밀의 문'은 아들인 사도세자의 마음과 영의정 김택(김창완)을 시험하기 위해 선위 파동을 일으킨 후 사태를 관망하는 영조(한석규)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드라마에서는 영조가 선위하겠다는 뜻을 수시로 밝히며 문무백관들은 물론 5살 밖에 안된 세자도 곤경에 빠뜨리는 인물로 묘사됐다. 이같은 모습은 그동안 각종 드라마와 소설 속에 표현된 영조와는 사뭇 달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기록으로 본 실제 영조의 선위와 이를 대하는 사도세자의 대응은 어땠을까. 영조 실록 78권에 적힌 기록에 따르면 영조가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밝히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따르면 영조는 1752년 12월 어머니 숙빈 최 씨의 신주를 모신 육상궁과 사도세자의 형으로 일찍 사망한 효장세자의 묘를 들렀다. 그 후 광화문에 이르러 도승지에게 종이를 주어 읽게 하였는데 그 내용은 "조상들께 선위의 뜻을 밝힐 고사를 지낼 것이니 이를 찾아내라"는 것이었다. 즉, 간접적으로 사도세자에게 임금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같은 명령이 떨어지자 왕궁은 발칵 뒤집혔다. 당연히 아들인 사도세자도 드라마에서처럼 대죄하며 선위의 뜻을 거두어 달라고 요청한다.
이때 기록에서 사도세자는 "꿈 속에서도 차마 상상할 수 없는 하교를 받으니 가슴이 내려 앉아 연못으로 떨어진 것 같다", "당장이라도 땅으로 뚫고 들어가고 싶으나 되질 않는다", "마솜 속이 녹아 내리는 것 같다"는 말로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이처럼 영조의 선위 파동은 꼭 드라마 속 허구만은 아니었다. 선위 파동 외에서 실록과 야사에 따르면 영조는 사도세자를 분명 스파르타식으로 훈육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렇게 점차 쌓이고 쌓인 갈등이 임오화변으로 불리는 사도세자의 사망 사건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정치 9단 영조와 그 아래서 숨을 죽이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비밀의 문'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