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 선제골…리버풀, 에버턴과 무승부
27일(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에버턴의 통산 223번째 ‘머지사이드 더비’는 뜨거웠다. 후반 20분 리버풀 주장 스티븐 제라드의 프리킥 선제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홈팀의 승리가 유력해보였지만, 종료 직전 에버턴 필 자기엘카의 중거리포가 골망을 흔들면서 1-1로 끝났다.
놀라운 것은 암표 가격. 적게는 200파운드(약 34만원)에서 많게는 500파운드(약 85만원)까지 치솟았다. 리버풀 홈경기 티켓은 시즌 티켓을 제외하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한꺼번에 판매하기 때문에, 입장권을 가장 구하기 어려운 축에 속한다.
그러나 리버풀의 분위기는 장외와는 판이했다. 경기 전 마마두 사코가 자신의 출전명단 제외에 반발해 홀로 경기장을 떠나는 장면이 팬들에게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사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잘못했다. 실망을 끼쳐 미안하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파장은 가시지 않고 있다. 출전명단에 없는 선수들도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잉글랜드축구의 전통인데, 사코가 이를 깬 것이다.
1894년 10월 시작된 머지사이드 더비는 리버풀을 연고로 한 두 팀 팬들 간의 존중이 돋보이는데, 가족과 친지라도 응원하는 쪽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 현지에선 ‘착한 더비’, ‘친선 더비’라는 닉네임으로 불린다. 에버턴전 통산 10호골을 뽑은 제라드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골 맛을 볼 때가 가장 짜릿하다”고 털어놓았다.
영국의 수도에서도 치열한 한 판이 펼쳐졌다. 아스널-토트넘의 ‘북런던 더비’였다. 1909년 시작된 이 더비는 28일 아스널의 안방 에미리츠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통산 174번째 승부에서도 쉽게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후반 11분 토트넘 나세르 샤들리가 첫 골을 뽑았지만, 29분 아스널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아쉬운 쪽은 69%의 볼 점유율을 기록한 아스널이었다. 16개의 슛으로 6회에 그친 토트넘을 압도했다. 그러나 상처만 얻었다. 애런 램지와 미켈 아르테타가 부상을 입었다. 아스널 아르센 웽거 감독은 크게 분노했다. “토트넘은 축구가 아닌 다른 종목을 했다”며 공개 비난했다. 이에 토트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 수비가 강했을 뿐”이라며 일축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