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송강호(오른쪽). 동아닷컴DB

배우 최민식-송강호(오른쪽). 동아닷컴DB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믿고 보는 ‘연기 신’ 그리고 충무로가 인정한 ‘천만 배우’라는 것.

완벽해 보이는 두 사람에게도 남 모를 고민은 있었다. 이들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사흘째인 4일 오후 같은 날 다른 자리에서 연기 인생을 되돌아봤다.

먼저 최민식은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에서 “연기는 내 인생, 삶이 돼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더 제대로 하고 싶다”며 “관객들이 극장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온다. 이건 무서운 일”이라고 털어놨다. 25년차 배우의 고백에 관객들은 숨죽여 집중했다.

이어 “나는 취미로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업배우”라며 “문화적 서비스를 돌려드려야 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직시하는 순간 너무 무섭더라. 실수도 용납 안 된다. 함부로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믿을 것은 내 자신 밖에 없더라.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느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재무장한다”고 말했다.

송강호도 관객 앞에서 연기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 메가박스 해운대점에서 진행된 영화 ‘변호인’ 관객과의 대화에서 “나이 들면서 배우로서의 모습이나 연기를 통해 주는 ‘신뢰감’ 같은 것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어릴 때는 그런 생각을 별로 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후배 배우 등 이 분야에 꿈을 가진 사람이 많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때도 조심스럽다”고 고백했다.

이어 “연기하는 마음도 예전처럼 가벼운 느낌보다는 한번 더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며 “치기나 무모함 보다는 책임감이 앞서게 됐다. 좋은 말로 하면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9번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해운대 비프빌리지, 남포동 비프광장 등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에는 월드프리미어 93편(장편 66편, 단편 27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9편(장편 34편, 단편 5편)을 포함해 총 75개국 314개의 작품이 초청됐다. 초청작들은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동서대 소향시어터 등 부산시대 7개 극장 33개관에서 상영된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