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세인트루이스 몰리나 “NLDS 다저스전,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다”

입력 2014-10-06 11:2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야디어 몰리나.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한다면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포수가 있어야 한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용되는 다양한 속설 중 하나다. 그만큼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던 세인트루이스와 샌프란시스코에는 야디어 몰리나(32)와 버스터 포지(27)라는 뛰어난 포수가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3형제 모두 선수로 뛴 경우는 총 10차례 있었다. 이 중 몰리나는 3형제 모두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포수로 활동한 것은 물론 이들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것으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형제 모두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것은 몰리나 형제가 유일하다.

야디어 몰리나의 작은형 호세 몰리나(39·탬파베이)는 여전히 현역에서 뛰고 있으며 큰형 벤지 몰리나(40)는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지금은 텍사스의 주루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야디어 몰리나는 200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지금의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4년 뒤인 2004년 6월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총 51경기에 출장했던 몰리나는 당시 타율 0.329 2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이후 매년 출장경기 수는 물론 타율과 홈런 그리고 타점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몰리나는 특히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경력 11년째인 몰리나는 2일(한국시간) 현재 빅리그 총 1328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84 96홈런 584타점 1297안타를 기록 중이다. 올 해는 시즌 중 부상으로 11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282 7홈런 38타점을 기록하며 예년과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

빅리그 데뷔 후 이런 뛰어난 활약을 펼친 몰리나는 수상기록도 화려하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총 6번이나 선정된 그는 골드글러브(6회)는 물론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필딩바이블상(6회)과 실버슬러거 상도 한 차례 수상했다. 몰리나는 또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했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메이저리그 당대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는 몰리나를 지난 28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야디어 몰리나. 동아닷컴DB

다음은 몰리나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소속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렇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최선을 다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지만 한 편으론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더 많은 흥미와 재미를 얻기 위해 월드시리즈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특별한 훈련 등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다. 나는 시즌 때 하던 대로 준비한다. 포스트시즌이라고 해서 갑자기 훈련량을 늘리지도 않고 평소 하지않던 연습도 하지 않는다.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빅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포수’로 명성이 높다. 성공 비결을 꼽는다면?

“야구를 시작하고 단 한번도 요행을 바라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다. 운동을 열심히 한 것은 물론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경청하며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다행히 이런 과정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아울러 이런 노력은 은퇴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당신의 형들 모두 빅리그 포수여서 그들의 영향이 컸을 것 같다.

“그렇다. 큰 형 벤지(40)는 은퇴했지만 형들이 프로에 진출했을 때 나를 경기장에 데려가 동기부여를 해주는 등 형들의 조언과 영향이 컸다. 아울러 그들이 먼저 겪은 프로생활이나 각종 노하우 등을 내게 많이 전수해줬다.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데에는 형들의 이런 도움이 컸다.”

-그럼 지금도 야구와 관련해 형들에게 조언을 구하나?

“물론이다. (웃으며) 우리 집안은 ‘야구가족’이어서 형제나 식구들이 모이면 야구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야구를 시작한 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너무 많다. 그 중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우선 형들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때 마치 내 일처럼 기뻤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뒤 나도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을 경험했다. 그 때가 가장 기쁘고 행복했다.”

-빅리그 투수 중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투수는 누구인가?

“(웃으며) 너무 많다. 새롭게 리그에 등장한 젊은 투수들은 물론 베테랑 투수까지 빅리그에서 뛰는 투수들은 저마다 출중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 하나 어렵지 않은 투수가 없다.”

야디어 몰리나. 동아닷컴DB

-시즌 중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그런 날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다. 특히 두 아이(6세, 4세)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도 장차 당신처럼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 하나?

“(웃으며)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 두고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나? 하하.”

-당신도 별명이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불려지는 것은 ‘야디(Yadi)’ 이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나는 전혀 없다.”

-빅리그 선수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생활도 충실히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과정은 정말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빅리그에 진출하지 못했을 경우도 대비해야 된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다저스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한다. 다저스와의 맞대결, 자신 있나?

“다저스는 물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은 모두 강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을 쉽게 생각하는 등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상대를 좀 더 분석하고 그에 대한 전략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그 어떤 팀도 쉬운 상대는 없다.”

-끝으로 한국 팬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우선, 나와 세인트루이스를 성원해주는 한국 팬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말부터 전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장차 한국을 방문해 한국 팬들도 만나고 한국 야구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다. 다시 한번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