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억지 설정·소재 반복·정보 주입 ‘원인’
임성한 작가가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사진)를 통해 전작 ‘오로라공주’ 이후 약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도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지만 임 작가 특유의 ‘글발’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6일 ‘압구정 백야’는 9.9%(닐슨코리아·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20일 10회까지 최고 9.9%로 시청자의 기대치를 반영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6.6%까지 떨어졌다. 반면 ‘오로라공주’는 같은 방송 분량 동안 다섯 차례나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1회만 봐도 임 작가의 작품임을 단 번에 알게 하는 능력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린 임 작가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그 원인은 세 가지로 축약된다. 시청자의 공감을 전혀 사지 못하는 억지스러운 캐릭터 설정과 그동안 임 작가가 고집해온 에피소드와 소재의 반복 그리고 이야기 전개상 필요치 않는 과도한 정보 주입이 꼽힌다.
극중 여주인공 백야(박하나)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오빠(심형탁)에게 의지한다. 임신한 올케(금단비)에게는 혹독한 시누이 역할을 한다. 임신부들의 심기가 편치만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드라마 게시판에서 불만의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예상 가능한 이야기의 흐름도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무속신앙, 애완견, 남자 출연자의 상의 탈의, 음식에 대한 집착, 주인공의 갑작스런 죽음 등으로 시청자는 드라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런 장면들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드러낼 정도다.
‘생활의 팁’을 넘어 정보프로그램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시청자에게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거슬린다는 평가다. 심지어 ‘과도한 정보주입’의 건강프로그램이라 착각할 정도로 필요치 않는 과도한 정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압구정 백야’는 현재 홈페이지 콘텐츠를 바꾸고 예고편을 새롭게 제공하면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