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환. 사진제공|코오롱
도하AG·베이징올림픽 등 금메달 기록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男 1위
대한양궁협회는 2014인천아시안게임 종료와 동시에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한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9∼16일 2015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열어 남녀 8명씩을 뽑았다. ‘재야대표’로 불리는 이들은 올해 국가대표(남녀 각 8명)와 내년 봄부터 치열한 선발전을 치른다. 재야대표 중에는 오랜 슬럼프를 뚫고 부활의 시동을 건 선수가 있다. 남자부 1위 이창환(32·코오롱)이다.
이창환은 2006도하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2009울산세계선수권 개인·단체 2관왕을 기록하며 한국양궁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로는 단 한번도 태릉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했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조바심도 나고….”
지난 겨울 이창환은 절치부심하며 인천아시안게임대표를 노렸다. 그러나 과욕이 문제였다. 정강이뼈에 피로골절이 엄습했고, 올초에는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을 맞았다. 또 한번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다. 한때는 답답했던 태릉생활이 더 간절해졌다.
2012년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는 누구보다 이창환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 현직 초등학교 양궁코치인 그녀는 주말이면 도시락까지 싸주며 남편을 훈련장으로 떠밀었다. 결국 서서히 감각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2000시드니올림픽과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각각 남녀대표팀을 맡았던 코오롱 서오석(57) 감독은 “떨어졌던 체력과 집중력이 좋아졌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선발전에서 1등을 했지만, 기존 대표 8명이 있기 때문에 9등이나 다름없어요. 지금이 밑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채찍질을 많이 가하고 있습니다. 이제 감각을 찾아가고 있으니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요.”
이창환의 휴대전화 번호는 2009로 끝난다. 그는 2009년 세계선수권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5년의 시간은 쏜살 같이 흘렀다. 이제 그는 세월을 뚫고 제2의 전성기를 향해 활시위를 당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 @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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