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종운 감독
롯데 이종운 신임 감독(48)은 롯데 사령탑에 선임된 31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난파선처럼 되어버린 롯데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현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를 말하고 싶어 했다.
이 감독은 “오늘은 점심 때 감독 통보를 받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내일 훈련장에 나가면 선수들부터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런 일(구단의 보복)이 없도록 막아주는 것이 감독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감독의 임명은 프런트가 하는 것이지만 감독직을 수락한 이상, 이제 감독은 선수 편에 서서 팀을 이끌어야 된다는 의미로 들렸다. 롯데 프런트가 초보감독에게 너무 힘겨운 짐을 안겼다는 우려도 있으나 이 감독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들지만 무거운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 선임에 대해 여론이 좋지 못한 현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 감독 개인에 대한 반감이라기보다는 이 감독의 뒤로 숨어버린 프런트에 대한 팬들의 질타다. 이 감독은 “지금 당장은 비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팬들의 마음을 돌아오게 하려면 결국 성적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1등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프런트가 취임식 일정조차 잡지 못했을 정도로 다급하게 이뤄진 인선이었지만 이 감독은 “그런 일들은 구단에서 알아서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계에서는 이 감독의 ‘인품’에 관해서는 나쁜 말이 거의 없다. 이 감독은 “지금 훈련에 전념해야 될 때 구단에 잡음이 터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롯데가 이 지경까지 몰렸기 때문에 이 감독을 불러냈을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