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원. 스포츠동아DB
■ 넥센 김동수 배터리코치
“난 1990년 KS때 신인이라 엄청 떨렸지”
넥센 김동수(46) 배터리코치는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대표적인 대형 포수 가운데 한 명이다. 신인 시절부터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행운의 포수’이기도 하다. 1990년 LG에 입단한 김 코치는 그해 신인왕의 영광을 안았고, LG도 MBC라는 이름을 지우고 출발한 첫 해 4승무패라는 완벽한 성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그때 상대팀이 바로 삼성. 김 코치는 “그때는 포수를 심재원 선배와 번갈아가면서 봤는데, 신인이라서 그런지 더 엄청나게 긴장하고 떨렸던 기억이 난다. 1994년에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마찬가지다. 늘 가을에는 긴장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 코치에게 넥센 포수 박동원(24)은 무척 칭찬해주고 싶은 제자다. 올해 넥센이 플레이오프(PO)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중요한 길을 걸어오는 동안, 박동원은 포스트시즌 주전 포수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김 코치는 “정작 코치인 나도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동원이는 긴장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지난해 준PO 때는 홈에서 태그도 안 하고 얼어있기도 하더니, 이번에는 처음부터 계속 큰 실수도 없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감탄했다. 또 “사실 가을잔치를 앞두고도 그냥 ‘너무 긴장 하지 말라’는 말만 했다. 몸이 굳으면 생각했던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아서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당연히 뿌듯하다. 박동원은 그동안 주전 포수로 성장하려던 길목마다 번번이 부상에 발목을 잡혀야 했기에 더 그렇다. 그러나 김 코치는 일찌감치 눈에 띈 박동원의 자질을 믿었다. 김 코치는 “큰 경기에서는 사실 포수라는 포지션이 무척 중요하다. 작은 것 하나로 흐름 자체를 그르칠 수 있는데, 1군에서 아직 300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포수가 이 정도로 해준다는 것 자체가 대견한 일 아닌가”라며 “아직 동원이의 잠재력은 터지지도 않았다. 다른 대형 포수들도 성장하는 데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정말 믿고 지켜보세요. 부상 안 당하고 지금처럼 하던 대로만 잘 한다면, 박동원은 정말 좋은 포수가 될 겁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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