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공격경영” 다저스…“긴축정책” 양키스

입력 2014-11-1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부자구단의 엇갈린 행보

다저스, 1000만불 이상 고액 연봉자만 9명
먹튀선수 처분도 곤란…내년 3억달러 가능성
양키스 캐시먼 단장, 총액 2억달러 이하 천명
툴로위츠키 잔여연봉에 유격수 영입도 재논의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구단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류현진이 속한 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연봉 총액 1위 구단으로 올라섰다. 1998년부터 15년 연속 최고 연봉 구단이었던 뉴욕 양키스를 2위로 밀어낸 것이다. 올 시즌에는 두 팀의 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타임워너 케이블과 25년간 70억 달러(약 7조665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다저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2014년 2억5600만 달러(약 2800억 원)의 연봉을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2위를 유지한 양키스와의 격차는 2400만 달러였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 9100만 달러나 더 많은 돈을 썼다.

특급 선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무려 9명. 그 중 2800만 달러로 최고 연봉자인 잭 그레인키를 비롯해 4명이 2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손에 쥐었다. 433만3333달러를 받은 류현진의 팀 내 연봉 순위는 15위에 불과할 정도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015년 15명의 선수에게 지불하기로 한 연봉만 해도 2억120만 달러나 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3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외야수들의 교통정리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안드레 이디어의 잔여 연봉은 5300만 달러. 좌익수 칼 크로퍼드에게도 6225만 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 올 시즌 후반기 우익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전성기 때 모습을 되찾은 맷 켐프가 수령하게 될 돈은 1억600만 달러다. 스토브리그 동안 이디어와 크로퍼드의 트레이드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의 연봉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성사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선수단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이 6명이나 포진한 프런트진이 받는 돈은 무려 1500만 달러나 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또한 1950년부터 다저스 중계를 맡고 있는 빈 스컬리의 연봉도 300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감독 중 연봉 랭킹 6위인 돈 매팅리 감독보다 거의 두 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에 비해 ‘캡틴’ 데릭 지터가 은퇴를 한 양키스는 긴축 정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마리아노 리베라를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데이비드 로버트슨에게 153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보기 좋게 거절당한 양키스는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마무리투수 외에도 선발투수,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에서 주전급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의 목표는 선수단 연봉 총액을 1억8900만 달러 이하로 끌어내리는 것이다. 더 이상 사치세를 내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터의 공백을 메울 선수로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최고 적임자로 꼽힌다. 부상을 자주 입는다는 약점이 있지만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인정받는 선수다. 그러나 툴로위츠키의 잔여 연봉이 1억1800만 달러나 된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다. 만약 연봉 부담 때문에 툴로위츠키의 트레이드를 단행하지 못할 경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알렉세이 라미레스를 차선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다저스와 양키스의 엇갈린 행보가 2015시즌에 어떤 성적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