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하게’ 신바람 훈련…김기태의 KIA가 달라졌다

입력 2014-11-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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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켜서가 아닌, 왜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훈련은 다르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가 훈련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KIA 선수들이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집중력 있는 훈련후엔 휴식…선수들 의지 쑥쑥

미야자키에서의 KIA와 광주에서의 KIA는 하늘과 땅 차이 였다. KIA 허영택 단장은 22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KIA 마무리캠프지에서 “야구장 곁에 있으면 나도 차렷 자세를 하게 된다”며 빙그레 웃었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뀐다. 사령탑이 바뀌었는데 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 역할에 이미 문제가 있는 셈이다. 김기태 감독이 팀을 맡은 KIA에는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너무나 많은 새로운 변화에 선수들도 놀라고 프런트도 놀라고 있다.

KIA 마무리캠프에서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선수는 없다. 훈련은 짧지만 강렬하다. 강압적인 훈련이 아닌 “왜?”, “어떤 판단을 했나?”, “무엇이 첫 번째 목표였나?”라는 질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훈련 시작 전 감독과 코치, 선수들이 모두 모여 ‘369’게임을 하며 웃더니 곧장 진지한 표정으로 쉴 틈 없이 훈련을 하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또 웃는다. 알고 보니 ‘369’게임에는 달리기 훈련 내기도 걸려있었다.

22일에는 점심시간 직전 김 감독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오후에는 전원 휴식!”이라고 말하자 흙투성이 선수들이 믿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이 “진짜다!”라고 말하자 그제야 모두 신나게 짐을 챙겼다.

과거 KIA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분위기가 이러니 다들 알아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뭉쳐지고 있다.

선수들은 신이 나서 훈련하지만 야구에 대한 예의는 엄격하다. 그라운드에서 삐딱한 자세나 나태한 모습은 용납되지 않는다. 수비 훈련의 속도는 빠르다. 타격 때 스윙은 전광석화 같다. 훈련 때 그라운드엔 높은 집중력과 진지함이 가득하다. 프런트들도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라운드 곁에 있을 때는 모두 정자세로 서있다. 잡담도 피한다.

김기태 감독은 여전히 미소가 한 가득이지만 눈빛은 강렬하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힘이 느껴진다. 집중도 높은 훈련을 잘 따라와 주고 있다.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한다. 하루 일정이 끝나면 선정되는 ‘창의력 1등’상도 주고 있다”며 “즐겁게, 그리고 스스로 더 열심히 훈련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게 감독의 일이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김 감독은 전원 휴식을 명령했지만, 선수 몇몇은 몰래 남아 송구 연습을 했고 캠프에서 맏형인 최희섭은 버스를 타지 않고 도보로 30분 거리에 있는 숙소까지 걸어갔다. ‘김기태호의 KIA’는 지금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미야자키 휴가(일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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