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씨엘. 동아닷컴DB
오랜 공백…국내복귀도 힘들어
씨엘, 미국진출 신중히 접근해야
미국시장은 신기루일까.
걸그룹 라니아와 제이큐티, 남성그룹 아지아틱스 등 미국 진출 계획을 선언한 가수들이 수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모두 현지 메이저 음반사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음반을 내거나 활동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제이큐티는 2011년 5월, 레이디가가 음반을 제작한 멜빈 브라운과 미국 진출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이후 1년도 안돼 팀이 해체됐다.
앞서 임정희와 민(미쓰에이), 지소울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다 포기한 전례가 있고, 세븐과 보아도 미국에서 음반은 냈지만 메이저 무대에 한 번도 나서지 못해 이들의 계획에 대한 의구심만 커지고 있다. 과연 이들의 미국 진출 선언은 공염불이었을까.
아지아틱스는 작년 2월 릴 웨인, 니키미나즈 등이 소속된 ‘캐시 머니 레코즈’와 음반 및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라니아는 2012년 10월 미국 유니버설 레코드 산하 엠파이어 레코드와 유통 계약을, 파이어 웍스와는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음반을 준비하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숙식 등 경비를 모두 기획사가 부담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수개월 머물며 음 반작업을 하고 활동을 하려면 제반 경비가 만만치 않다. 멤버들에 스태프까지 합치면 한 달 체류 기간에 수천만원이 소요된다. 이런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하는 까닭에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그만큼 신중해지면서 활동 계획 실행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측도 많은 돈을 들여 음반을 만들고 홍보를 해야 하지만 확신이 들지 않는 노래를 쉽사리 낼 수도 없는 입장이다.
국내에서 음반을 내지 못하는 상황의 기회비용도 상당하다. 라니아는 1년 9개월, 아지아틱스는 2년 5개월째 국내 활동을 멈춘 상태다.
결국 라니아는 미국 진출은 더 시간을 두기로 하고, 일단 내년 초 국내에서 새 음반을 내기로 했다. 아지아틱스 측은 “미국 음반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현재 곡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발표 시기는 여전히 예정할 수 없다.
최근 투애니원 씨엘(사진)은 솔로로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현지 활동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바탕으로 앞선 가수들의 지지부진한 사례를 뛰어 넘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