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석 “웃음 많은 성격 감추느라 혼났죠”

입력 2014-12-12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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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오민석. 스포츠동아DB

■ 미생 철강팀 ‘강대리’ 오민석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 속 ‘강대리’ 오민석은 데뷔 6년 만에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신인이 아니기에 섭섭할 만도 하지만 “신기하고 얼떨떨하다”는 표정이다. 오민석은 지금 자신이 사는 ‘미생의 일상’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왜냐고? “내일이 있으니까.” 희망의 빛은 오민석에게 공백 없이 드라마 ‘킬미 힐미’에 곧바로 달려가게 한다.

정반대 캐릭터 리딩도 안되고 애먹어
심지어 대본엔 ‘웃지말라’ 써있기도
차기작 ‘킬미힐미’는 더 차가운 악역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다. 후배에게 곁을 내주지 않고 빈틈도 없다. 웃지 않고 있으면 화가 난 듯한 표정에서 ‘미생’ 속 철강팀 ‘강대리’의 얼굴이 겹친다. 하지만 실제 오민석(34·사진)은 그와는 전혀 다르다. “장난도 잘 치고, 웃는 것도 좋아한다. 스킨십도 많은 편”이란다.

‘미생’ 정윤정 작가가 2010년 케이블채널 MBC 드라마넷 ‘별순검3’ 대본을 쓸 당시 주인공이었던 그를 보고 차가운 이미지의 강대리와 딱 맞을 것 같아 출연 제의를 했다고 한다.

작가가 잘못 본 건 아닐까. 그는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작가는 내 다른 면을 봤나 보다. 워낙 잘 웃으니, 지문에 ‘웃지 말라’고 쓰여 있더라”며 또 웃었다.

처음부터 자신은 없었다. 전혀 다른 캐릭터에 평소 대본 리딩을 못하는 편이고, 생각대로 잘 되지도 않아 긴장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강대리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다. 대학(경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캐나다 유학까지 다녀와 영어 실력도 남다르다.

“금융권에서 일하는 형을 롤모델로 삼았다. 강대리 캐릭터를 설명해주니 ‘예전의 내 모습인데?’라고 하더라. 촬영 전 형의 회사에 가서 여러 가지를 참고하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모두들 ‘∼했습니까?’라는 딱딱한 말투로 이야기 하더라.”

오민석은 차갑고 감정 기복이 전혀 없는 강대리보다 “김대리나 성대리가 욕심난다”고 했다.

“성대리를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하다. 하고 싶은 말도 자유롭게 다하고, 반면 강대리는 감정의 폭이 크지 않으니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부러운 거다.”

‘미생’은 신입사원 4인방이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재미있지만, 최근 ‘김대리’ 김대명, ‘하대리’ 전석호, ‘성대리’ 태인호 등 ‘대리 4인방’에게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은 이들에 대한 인기를 보답하는 차원에서 최근 ‘대리 4인방’이 함께 모여 술을 먹는 장면을 추가했다. 물론 원작에도 없는 장면이다.

“각각 다른 팀 소속이기도 하고, 에피소드도 특별히 없어 촬영장에서는 서로 마주칠 일이 적다. 얼마 전 대리들끼리 모이는 촬영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그 자리가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줬고, 서로 더욱 친해지게 됐다. 나잇대도 비슷해서 자주 만난다. 고민이나 이야기도 통하는 게 많다. 물론 술값은 더치페이!”

오민석은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차기작을 결정했다.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킬미 힐미’에 출연한다. 2008년 ‘나도야 간다’로 연예계에 데뷔한 후 잇따라 작품을 하게 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악역이다. 지금도 장백기(강하늘)을 못살게 군다고 욕을 먹는데, 이번엔 더 많은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 각오가 되어 있으니, 제대로 욕 해 달라. 하하!”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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