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샷’ 김효주, 달콤한 우승 키스

입력 2014-12-1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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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가 14일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2015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내년 LPGA 투어에 정식으로 데뷔하는 김효주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국내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제공|KLPGA

■ 2015 KLPGA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

3R 버디 8개·보기 1개 7언더 65타
프로데뷔 첫 승 대회서 또다시 정상
내년 LPGA 무대 우승 전망도 밝혀

14언더파 202타…전인지 2타차 따돌리고 정상


“김효주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꼭 우승하고 싶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있는 김효주(19·롯데)의 계획이 착착 맞아 떨어졌다.

김효주는 14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미션힐스 골프장 월드컵코스(파72)에서 열린 2015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총상금 55만달러·우승상금 11만달러)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의 ‘폭풍샷’을 보여줬다. 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친 김효주는 전인지(20·12언더파 204타)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우승상금 약 1억2000만원을 추가한 김효주는 올해 상금으로만 21억원(KLPGA 투어 약 13억3000만원)을 넘게 벌었다.

김효주는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2012년 12월 프로 데뷔 2개월 11일 만에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고,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다시 우승해 내년 전망을 밝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효주는 2라운드를 마친 뒤 “내년에는 한국에서 경기를 100% 뛰지 못한다. 이번 경기가 2015시즌 기록에 들어가기 때문에 잘해서 미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으면 경기를 많이 안 뛰더라도 사람들이 나를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김효주는 평소와 달랐다. 3라운드 시작 2시간30분 전의 일이다. 김효주는 20여분 거리의 호텔에서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부친 김창호 씨와 캐디 서정우 씨가 동행했고, 대회 관계자 등이 함께 탔다. 평소 같았으면 사람들과 편하게 인사하고 얘기도 나눴을 텐데, 이날은 굳은 표정에 신중한 모습이 엿보였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마자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눈을 감은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10분여 정도 흐른 뒤에는 가볍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앉아있는 상태에서 목과 어깨를 돌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또 이따금 골프채를 잡은 것처럼 손을 모은 뒤 몸을 좌우로 움직이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1번홀(파4)을 파로 마쳤지만, 2번홀부터 6번홀까지 연속 5개의 버디를 낚으며 단숨에 4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후반 들어 전인지의 추격이 거셌다. 8번홀부터 12번홀까지 5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1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만들어내며 순식간에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김효주는 13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다. 이날 첫 보기였고, 전인지의 추격에 무너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효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번홀(파5)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1타차 선두로 달아났고,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효주의 얼굴에선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선전(중국)|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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