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스포츠동아DB
“체력 문제 이상 없다!”
강정호(27·넥센)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닻을 올렸다. 포스팅 최고금액인 500만2015달러(약 55억원)를 써낸 구단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이어 강정호의 에이전트(앨런 네로)와 연봉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 강정호는 2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스팅 결과를 받고 몸이 반응한다. 진짜 시작이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시 강정호의 성패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가운데 체력 문제 또한 극복해야할 중요한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강정호를 직접 지도해온 넥센 이지풍(36) 트레이닝코치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의문부호 달린 풀타임 체력?
강정호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평가 중 하나는 동양인 내야수로서는 보기 드문 배팅파워다. 유격수로서 40홈런을 친 장타력만큼은 인정하는 모양새다. 강정호도 “유격수로서 홈런을 많이 치는 게 쉽지 않은데 장타력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고 포스팅 결과 소감을 밝혔다. 미국 언론에서도 강정호의 장타력을 놓고 대동소이한 반응이다. 다만 체력과 수비에 대한 물음표가 그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 162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128경기를 소화한 한국야구보다 34경기나 많다. 동부와 서부의 시차가 3시간이나 나고, 비행편을 이용한 이동시간도 만만찮다. 그래서인지 뉴욕포스트와 NBC스포츠 등 미국 일부언론은 “강정호가 풀타임 유격수를 치를 만한 체력이 될지 걱정이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 강정호 체력 문제는 기우일 뿐!
그러나 이지풍 코치는 강정호의 체력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서 한국의 타고투저를 얘기하며 강정호의 기록을 평가절하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선수의 노력을 보지 않고선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강정호는 작년 22홈런에서 올해 40홈런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코치는 이런 결과물이 꾸준한 웨이트트레이닝의 산물로 평가했다. 근육량을 증가시키며 몸무게도 4∼5kg 늘리면서 펀치력과 체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설명이다.
메이저리그 162경기 체제에 대해서도 이 코치는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수를 걱정하는데 생리학적으로 전혀 지장 없다. 3시간 경기를 놓고 봤을 때 한 선수의 운동량은 데이터상 18분 정도 나온다”고 과학적 근거를 댔다. 한국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데 반해 실전 중심의 미국적 특수성과 상대성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경기수가 많지만 훈련은 한국처럼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정호의 경험도 신뢰했다. 그는 “염경엽 감독 부임 이후 경기당일 체력에 따라 훈련량을 조절하며 컨디션을 맞췄다. 체력이 떨어지면 연습을 줄이고 경기에서 집중력을 키웠다”고 했다. 이 코치는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 목동구장에 출근, 강도 높은 체력훈련 담금질
강정호는 비활동기간인 12월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성공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미국 진출을 위해 체력 등, 겨울 동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일주일에 4번씩 목동구장을 찾아 구슬땀을 흘린다. 한국시리즈 직후 아팠던 몸을 원래 상태로 돌려놨고, 지금은 이 코치의 도움을 받아 스피드와 유연성, 근력, 체력 등을 높이기 위해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