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 낮은 술부터 시작하세요

입력 2014-12-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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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괴로워지는 송년회 시즌이다. 술에는 장사가 없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미리 식사를 하고 천천히 도수가 낮은 술부터 마시는 음주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동아 DB

■ 송년회 술자리,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최대한 천천히 마시고 말은 많을수록 좋아
술자리 1∼2시간전에 가벼운 식사라도 꼭
식사 후 음주, 최대 50%까지 흡수율 낮춰
음주 후 아침은 반드시…사우나는 피해야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황종찬(32·가명)씨는 요즘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날짜 아래 적힌 연이은 송년회 계획 때문이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황씨는 폭탄주와 다음날 찾아올 두통 및 속쓰림 등 숙취를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렸다.

이처럼 연말만 되면 술로 인해 스트레스가 배가되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1일 적정 알코올 섭취량은 남성 40g(소주 기준 5잔), 여성 20g(2.5잔) 미만이지만 송년회에서는 지키기가 쉽지 않다. 알코올은 모든 신체 장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암의 발생 위험을 10배나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간, 구강, 후두, 식도, 췌장, 직장 등의 암에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위염, 식도염, 위궤양 등 위장 질환과 지방간, 알코올성간염, 간경화 등 각종 간질환을 일으킨다. 고혈압과 각종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장기적 폭음은 뇌의 기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각한 기억력 장애로 이어진다. 송년회 시즌 피할 수 없는 술, 건강하게 마시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 음주 전 미리 식사…도수 낮은 술부터 최대한 천천히


거듭되는 술자리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선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음주 1∼2시간 전에 가벼운 식사로 위에 신호를 보내고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 공복에는 알코올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고 100% 흡수되지만, 음식물이 있을 때에는 최대 50%까지 흡수율이 떨어진다. 계란에는 알코올의 독소를 없애주는 아미노산이 함유돼 있어 미리 먹으면 숙취를 줄여준다. 또 음주 전 우유 한잔을 마시면 알코올로부터 위벽을 보호하고 알코올의 흡수를 늦춰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자리가 시작되면 도수가 낮은 술부터 시작하고 최대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는 속도와 알코올 도수가 취하는 속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좋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 정도가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데, 말을 많이 하면 호흡 횟수가 증가해 알코올이 더 빨리 배출된다. 또 물을 많이 마시면 체내 알코올 희석과 해독에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더욱 증가시키고, 간은 알코올과 담배 유독 성분을 함께 해독해야 하므로 쉽게 지친다.


● 다음날 억지로라도 아침밥…사우나보다 가벼운 운동을


만취상태에서 빨리 깨기 위해 손가락을 입에 넣어 억지로 토하는 사람이 있다. 음식과 술을 토해내면 몸에 흡수되는 술의 양이 줄어든다. 하지만 식도로 위산이 올라오면서 식도에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음주 후 따뜻한 꿀물 등을 마시고 잠자리에 들면 당분과 수분이 공급되어 숙취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과음한 다음 날에는 식은땀, 어지럼증, 집중력 감퇴 등 다양한 숙취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혈당이 부족하기 때문이므로 억지로라도 아침밥을 먹는 것이 좋다. 속이 쓰릴 때는 양배추를 섭취하면 좋다. 양배추에는 위장 점막을 강화하고 위의 염증이나 출혈을 막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해장국은 아스파라긴이 풍부한 콩나물국과 타우린이 풍부한 북엇국이 좋다. 이런 성분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은 위에 부담을 주고 해장을 방해한다. 최악은 해장술로 속을 달래는 경우인데, 아침에 마시는 술은 저녁보다 더 취하게 만든다.

탈수현상을 심화시키는 사우나보다는 걷기, 자전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좋다.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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