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남고 밴덴헐크는 떠나고…한·일 선택 누가 현명한가?

입력 2014-12-3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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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 스포츠동아DB

역대 용병 중 성공 사례는 그레이싱어뿐
이효봉위원 “실패땐 바로 다른선수 대체”
한국연봉 150만 달러시대…일본행 모험

밴덴헐크(사진)는 떠났고, 니퍼트는 남았다. 누구의 선택이 현명한 것일까.

밴덴헐크는 삼성의 잔류 제의를 뿌리치고,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2년 총액 4억 엔(약 40억원)으로 공식발표가 났으나 실제 계약규모는 그 이상일 것이라고 야구계는 보고 있다. 야구계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9월부터 밴덴헐크를 관찰했다. 일본 프로야구팀이 이렇게 나오면 한국 구단이 이길 재간이 없다”고 들려줬다. 반면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1년 150만 달러에 29일 잔류를 확정지었다. 넥센 에이스 밴헤켄도 80만 달러에 잔류를 택했다. 요약하면 일본 구단이 작심한 선수는 어쩔 수 없어도, 이제 한국 프로야구도 외국인선수에 대한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밴덴헐크가 떠난 것은 성공 시, 더 큰 대가가 주어지는 일본시장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도 도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도박이라고 표현할만한 것은 역대 한국프로야구 A급 용병 중 일본에서 성공 사례는 그레이싱어(전 KIA)를 제외하곤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오스(전 두산), 히메네스(전 두산), 세든(전 SK) 등 대부분 실패했다.

실패 원인에 대해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한일 프로야구의 수준 차이를 부정할 순 없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한국보다 수준이 높다’보다 ‘한국보다 문화가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 위원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용병투수는 절대적인 존재다. 용병 위주로 대우해주고 지원해준다. 반면 외국인 보유 제한이 없는 일본에서 용병은 실패하면 다른 선수를 쓰면 되는 대상일 뿐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적응하기 어렵고, 자포자기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밴덴헐크의 일본행이 우려를 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위원은 “그레이싱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체인지업을 던질 줄 아는 등 구종다각화에 있었다. 그러나 밴덴헐크는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전형적 파워피처라 일본타자의 커트능력에 곤란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위원은 “그런 면에서 니퍼트와 밴헤켄이 한국에 남기로 결정한 것은 바보라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도 이제 공식발표 연봉만 15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면 적지 않은 나이에 굳이 모험에 뛰어들 필연성이 적다는 얘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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