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빈 “父 백윤식 덕에 배우 한다고? 억울하긴 하지만…“ [인터뷰]

입력 2015-01-12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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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분량? 그 안에서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내 일
○연기하겠다는 말에 아버지 백윤식은…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사람의 아들이라는 것은 분명 부담의 연속이다. 특히 그 부모와 같은 일을 하는 아들이라면 잘해도 본전이고 못하면 부모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짐은 배가 된다.

그래서 2세 연예인들은 쉼없이 흔들린다. 때로는 주위의 말에 흔들리고 인정을 받기 위해 조바심을 내보기도 한다.

배우 백윤식의 아들이자 백도빈의 동생인 백서빈도 이런 부담감은 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서 드라마에 잠깐 얼굴을 비치는 적은 분량에도 감사하며 배우로 살아가고 있다.

"제 분량이 적은 것이 아쉽기는 하죠. 하지만 시간 제약이 있다는 걸 아니까요. 짧은 분량이라고 그 안에서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줘야 하는 게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백서빈은 전작인 '뿌리 깊은 나무', '내일도 칸타빌레'에서 짧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아직까지 사람들의 입에 크게 오르내리지는 못해도 그는 아버지의 후광이나 덕을 바라지 않고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는 중이다.


"처음에는 유학 준비를 위해 단편 영화를 준비 했었어요. 제가 직접 글을 쓰고 연출을 해야 했었죠. 그런데 출연할 배우 구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친구의 권유로 제가 그 영화에서 연기까지 하게 된 거였어요."

그렇게 백서빈은 스스로 만든 시나리오 속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비록 필요에 의해 시작한 연기였지만 그는 곧 연기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기로 마음을 굳혔다.

"연기자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씀만 하셨어요. 형(백도빈)도 많이 말렸고요. 하지만 이미 마음은 굳어져 있었고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구축해 놓은 세계에서 제가 연기를 하면 어떤 것들이 만들어질지 정말 궁금했어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연기, 자신보다 나이 어린 배우들이 스타가 되었을 때 백서빈은 '신인 배우'가 됐다.

"배우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많이 조급했어요. 어렵게 시작한 거니까 빨리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생각을 바꿨어요. 그동안 전혀 다른 인생을 산 만큼 기존 배우들과는 또 다른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백서빈은 그의 부친인 백윤식을 닮은 듯 닮지 않았다. 그 역시 아버지처럼 오래토록 연기에 몸 담고 싶어했지만 2세 연예인으로의 특권은 바라지 않았다.

"가끔 오디션을 보고 와도 '아버지 후광으로 들어왔다'는 말도 들었어요. 억울하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런 말에 휘둘리기 보다 조금씩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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