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체육관 1800석에 통천 친 이유

입력 2015-01-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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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13일 경기 도중 조명등 파편 떨어져…14일 안전 점검

18일 대한항공-한국전력의 NH농협 2014∼2015 V리그 4라운드 경기가 벌어진 인천 계양체육관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 사이드라인 양쪽의 1,2층 스탠드와 엔드라인 쪽의 좌석에 4300명의 관중이 입장하지만 이날은 1층 1800석의 스탠드 좌석이 텅텅 비었다.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의 통천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관중이 적게 올 때 가리기 위해 2층 스탠드나 구석진 곳에 자리하는 통천이지만 이날의 용도는 달랐다. 많은 관중이 앉는 1층 좌석을 비운채로 경기가 벌어졌다. 처음 있는 일이다. 13일 대한항공-OK저축은행 경기 도중 발생했던 조명등 파편 추락사고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 사고 이후 처음 벌어지는 경기를 앞두고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관중의 안전을 위해 1층 전좌석의 티켓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사고 다음날인 14일 오전부터 경기장 시설관리공단과 대책마련에 나섰다. 경기장에 조명등을 설치했던 회사가 100여개의 조명등을 일일이 점검했다. 조명회사는 “사고의 원인을 모르겠다”고 했다. 독일 O사 제품으로 20년 이상의 수명을 보장한다고 했다. “15년 째 경기장에 조명을 설치하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관계자는 말했다. 새롭게 단장하고 17일 오픈 기념식을 열었던 서울 장충체육관도 이 제품이 설치됐다. 원인을 모르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계양체육관의 모든 조명을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31일 LIG손해보험 경기 이전까지 설치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18일 경기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층 전 좌석을 비우고 경기를 진행했다. 예약했던 약 800장의 티켓은 모두 환불해줬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경기진행 규정에 따르면 만일 경기장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40분간 경기를 중단시키고 상황을 정리한 뒤 경기를 재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40분 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기는 중단되고 관중에게는 환불을 해줘야 한다.

추후 경기 일정을 잡아 중단된 상황에서 경기를 재개하는 것이 규정이다. 다행스럽게도 V리그 11시즌 동안 아직 그런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자치단체로부터 경기장을 대관해서 쓰는 구단의 입장에서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경기장의 안전사고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의 철저한 안전관리와 함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한 완벽한 매뉴얼의 준비, 엄격하고 빈틈없는 실행은 아무리 많이 준비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의 남자부 경기는 한국전력이 블로킹에서 10-5로 앞서며 세트스코어 3-0(25-23 25-21 25-21)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3연패 뒤에 나온 첫 승리다. 3연승의 한국전력은 13승째(10패 승점36)로 현대캐피탈을 누르고 4위에 자리했다. 팀 역사상 첫 시즌 전구단 상대 승리다. 쥬리치가 20득점, 전광인과 서재덕이 23득점으로 활약했다. 3연패의 대한항공은 11패째(12승 승점37)를 당했다.

이어진 여자부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3-1(21-25 25-19 25-15 25-21) 역전승응 거두며 6연패를 끊었다. 9승째(10패 승점27)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3연패다.

인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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