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펀치’와 걸그룹 EXID·다큐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위부터)는 콘텐츠의 힘을 토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의 더욱 능동적인 소비를 이끌어낸 사례로 꼽힌다. 사진제공|SBS·예당엔터테인먼트·아거스필름
“재밌다” 소문에 시청률 꼴찌에서 1위로
EXID ‘위아래’ 직캠 입소문 뒤늦게 인기
영화 ‘님아’ 세대공감 관객확산 흥행몰이
‘반전 콘텐츠’가 떴다.
처음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대중을 끌어들이기 시작하면서 ‘무관심’을 ‘열광’으로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흥행 사례까지 제시하고 있다. 물론 탄탄한 콘텐츠의 힘이다. SBS 월화드라마 ‘펀치’, 걸그룹 EXID,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님아)의 공통점이다.
‘펀치’는 2012년 화제작 ‘추적자’의 대본을 쓴 박경수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방송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첫 방송은 6.3%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3위로 출발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박 작가 특유의 화법과 예측불허 스토리, 빠른 전개, 조재현·김래원·최명길 등 연기자들의 호연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청자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결국 방송 11회 만에 시청률이 1회의 2배(12.3%)로 뛰어오르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7일 13회 방송이 기록한 12.2%는 평일 밤 지상파 방송 3사의 모든 미니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SBS와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펀치’는 30∼40대 뿐만 아니라 20대 젊은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 등을 통한 입소문도 힘을 더했다. 제작사 측은 “처음엔 내용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제는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더 많은 시청층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와 입소문, 두 가지 충족조건을 모두 갖춘 EXID ‘위아래’와 영화 ‘님아’도 마찬가지다.
EXID는 지난해 8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위아래’가 활동 종료 후 뒤늦게 화제가 됐고, ‘차트 역추행’ ‘강제 컴백’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이례적으로 각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EXID는 이미 알려졌듯이 한 팬이 만든 ‘직캠 영상’이 소개되면서 입소문을 증폭시켰다. 데뷔 3년차 그룹이 ‘직캠’ 하나로 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프로듀서 능력이 있는 LE 등 멤버 개개인의 실력과 함께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잘 어우러진 결과이기도 하다.
‘님아’ 흥행 돌풍 역시 결국은 콘텐츠의 힘이었다. 영화는 상영 규모면에서 다소 불리한 여건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노부부의 가슴 짠한 사랑 이야기가 부모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중장년층 이상 관객을 극장 앞으로 불러 모았고 젊은 관객들에게도 다가갔다. 이는 관객의 폭넓은 지지와 입소문을 이끌어내며 역대 최다 관객, 최단 기간 박스오피스 1위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