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슈틸리케 감독 “선수들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5 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31일 호주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1-2로 패한 뒤 “우리가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우승트로피만 없을 뿐이다. 두 팀이 모두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말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고 말한 그는 “우리는 미래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본다.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은 선수는 정성룡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4강전에 뛴 선수, 그렇지 않은 선수를 분리해 훈련한 적이 있다. 모르는 사람이 지켜봤을 때는 정성룡이 넘버원 골키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 대표팀에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소득은

“우리가 우승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우승트로피만 없을 뿐이다. 두 팀이 모두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박주호의 좌측 윙어 기용과 후반 중반 수비수 기용 이유

“베스트 11은 호주를 철저히 분석한 뒤 결정했다. 양쪽 측면에 공격적인 선수를 내는 것이 너무 큰 위험성이 있었다. 호주의 측면 풀백이 위력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손흥민에게도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주문했다. 잘 해줬다. 이날 수비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호주에 전반 44분, 연장 전반 15분에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정신력으로 힘들었다. 이근호의 교체 카드는 공격적인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쥐가 난 선수들이 있어 교체카드를 썼다. 경기 후반 곽태휘를 센터포드로 활용했다. 키가 큰 선수들이 최전방에 활용해야 했다. 이정협은 쥐가 나 자신의 요청으로 교체하게 됐지만, 최고의 경기를 했다.”


-향후 강조할 부분

“오늘 경기에선 적극적으로 초반부터 잘 싸워줬다. 두 골을 실점했지만 정신력은 앞서나갔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 볼을 세 차례 걷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침착성이 부족했다.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라 차근차근 발전할 것이다. 가령,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압박을 당하면 침착성을 잃는데 개선을 해야 한다.”


-한국 축구의 비전에 대해서는

“먼저 한국어로 준비한 것이 있다. 진심으로 느낀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 미래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본다. 3일 전 훈련에서 4강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조와 비주전 선수조로 나누었다. 비주전조에는 2명의 골키퍼가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은 정성룡이었다. 모르는 사람이 지켜봤을 때는 정성룡이 넘버원 골키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이룬 결실이다. 이것이 가장 긍정적인 요소다.”


-결승골은 김진수가 실수했는데

“실수한 선수는 김진수였다. 나이가 어린 선수다. 독일에서 뛴 지 반 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실수를 했다. 그러나 115분 만에 실수를 했다. 경기 내내 활약을 했던 선수다. 인간으로서 실수를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발전할 선수다.”


-상실감이 큰 선수들에 무슨 말을 해줄 것이냐

“아직 선수들과 얘기하지 못했다. 내일 서울로 복귀한다. 직접 소속팀으로 합류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것만 봐도 프로 선수의 삶은 쉽지 않다.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나아가고 있는 길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오늘이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줬고 잘해줬다. 오늘 경기만 보면 홈과 원정 팀의 구분이 없었다. 기술은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러나 정신력과 규율이 잘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전반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것이 축구다. 이정협이 정말 잘해줬다. 대회 몇 주 전 이정협을 보고 몇 경기를 더 봐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소속 팀은 2부 리그다. 소속 팀에서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러나 첫 대표팀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쳤다. 우리가 대표 선수를 발탁할 때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곽태휘를 스트라이커로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한국은 학원축구 시스템이다. 승리하는 법만 가르치고 있다. 어떻게 축구를 해야 하는지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

시드니(호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