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센터’ 시몬, 라이트 공격수 변신…성공시대 열었다

입력 2015-02-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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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V리그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OK저축은행의 시몬. 시몬은 V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센터 대신 라이트 공격수로 변신해 OK저축은행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특히 홈경기 승리 후 최신가요에 맞춰 군무를 추는 세리머니에서 흥겹게 춤을 추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안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 최고 라이트 김세진 감독이 조력자
득점 2위에 경기당 평균 32.3점 맹활약
홈 승리땐 팬 위해 군무…한국 적응 끝

V리그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환골탈태했다. 1위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정규리그 우승까지 노리는 자리에 올라섰다. 늘 “다음 경기만 생각한다”는 김세진 감독도 대권 도전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을 정도다. OK저축은행이 이토록 잘 나가는 이유로 시몬을 빼놓을 수 없다.

시몬은 초특급 용병이다. ‘세계 최고의 센터’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주 포지션이었던 센터 대신 라이트 공격수로 이동했지만 명성은 한국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기록도 이를 증명한다. 시몬은 4일까지 득점 2위(841점)로 경기당 득점이 32.3점이나 된다. 공격 성공률도 54.79%로 빼어나다. 센터 출신답게 블로킹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몬은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라이트라는 포지션에 대해서도 “아직은 적응과정”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센터는 오랫동안 해왔던 포지션이기 때문에 어떻게 공이 날아오고 어떻게 막아야하는지 경험으로 아는데 라이트로서는 배워가는 단계”라며 “훈련을 더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시몬에게는 훌륭한 조력자도 있다. 한국 최고의 라이트 공격수인 김 감독으로부터 기본적인 스텝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자신의 경험 얘기를 많이 해준다. 귀 기울여 듣고 훈련에도 적용해 몸에 익히고 있다”고 했다.

덕분에 리그 적응이 빠르게 되고 있다. 시몬은 시즌 초반만 해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힘겨워했다. 게다가 포지션을 변경했다. 라이트는 체력소모가 크고, 부담감도 많다. 그러나 그는 순위싸움이 치열해진 후반기 제 컨디션을 되찾고는, 삼성화재와 선두싸움을 하고 있는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팀에도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은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팬들을 위해 최신가요에 맞춰 군무를 춘다. 시몬은 “솔직히 경기를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곧바로 춤을 추기 쉽지 않다. 연습할 때는 잘 했는데 경기를 하고 나면 정신이 없어서 안무도 다 잊어버린다”고 말했지만, 막상 그 시간이 되면 가장 흥겹게 춤을 춘다. “쿠바에서도 집이든, 길거리든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는 문화 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리듬감은 있는 것 같다.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무엇보다 그런 모습이 자신을 향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는 팬들의 특별한 즐거움 때문이라는 걸 알기에 OK저축은행 선수로서 아낌없이 몸을 던지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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