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 “차두리 드리블 능력, 아버지 이상이다”

입력 2015-02-06 08: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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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프로축구 FC 서울 최용수 감독(42)이 2015 시즌 목표로 ‘화끈한 공격축구, 이기는 축구’를 선언했다.

그 중심엔 ‘차미네이터’ 차두리(35)를 비롯해 정조국(31), 김치우(32), 김진규(30), 김용대(36) 등 고참 선수들이 선다.

지난달 25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서 2차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는 최 감독은 5일 숙소인 가고시마 교세라 호텔에서 한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쓰리 백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수비 축구로 잠근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 올해는 좀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면서 “차두리 등 고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를 통해 성장하는 FC 서울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2015 시즌 구상을 밝혔다.

최 감독은 정규리그 3위로 끝낸 지난 시즌을 먼저 돌아보며 “아쉬움은 없다. 프로에서 아쉬움은 곧 실패”라며 “후회는 없다”고 단언했다. “프로는 결과 싸움이다. 이번 시즌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그는 “전북, 포항, 수원이 우승 경쟁을 할 것이고 서울은 4위권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감독 대행으로 처음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이듬해 K리그 우승을 거머쥐며 준비된 지도자의 면모를 과시했고, 2013년 ACL 준우승과 2014년 3위로 꾸준히 성적을 내며 명장의 반열로 들어섰다.

2015년엔 그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매번 우승할 수는 없다. 팀 전체적으로 우린 성적보다는 성장을 지향하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겸허한 자세를 보였다.

우승 욕심이 없는 프로 지도자가 있을까. 최 감독은 “우린 4위권”이라는 말로 독수리의 발톱을 숨겼지만 기회가 되면 정상을 노리겠다는 눈빛과 의욕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그 첫 변화가 ‘공격 축구’다. 그는 “4년 전 처음 감독 대행을 할 때부터 던진 메시지를 5년째 접어드는 이제야 실천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우선 쓰리 백에서 포백으로 수비진영에 변화를 준다. 양쪽 풀백이 자주 공격에 가담하는 포백 시스템은 공격 축구를 하기 위한 밑거름이다.

지난달 20일 동안 괌에서 치른 1차 전지훈련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혹독한 체력훈련을 하고 일본으로 넘어온 FC 서울은 이곳에서 J리그 및 J2리그 팀들과의 연습경기에서 포백 시스템을 가동하며 전술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차두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즌이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오른쪽 풀백으로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친 차두리가 팀에서도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최 감독은 “지난해 은퇴를 하려던 차두리를 설득해 팀의 중심축을 맡도록 했는데, 이번에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하니 참 흐뭇했다”며 “차두리에겐 더 이상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시안컵을 보면서 두리가 아버지보다 낫다고 느꼈다. 체력과 돌파력도 뒤지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키고 드리블 하는 능력은 아버지 이상이다. 우리 팀에선 대표팀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차두리는 이번 전지훈련에 동참하지 않는다. 완전한 체력 회복을 위해 휴식을 준 최 감독은 “두리에게 내가 보고 싶고, 동료들이 보고 싶고, 팀이 그리우면 합류하라고 했다”고 웃었다. 차두리는 오는 8일 팀이 모든 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뒤 국내훈련을 시작하는 11일쯤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엔 선제골이 거의 없었다. 골을 못 넣다보니 잡아야 할 경기를 많이 놓쳤다. 올시즌엔 공격적으로 나서 90분 안에 보여줄 수 있는 경기를 하는 게 기본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선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고참 선수 김용대 등 고참들의 활약을 지켜 보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 ‘최고의 공격수’ 데얀이 떠나고, 하대성에 이어 최근엔 수비수 김주영도 상하이 둥야로 옮겨갔다. 대신 인천에서 뛰던 미드필더 이석현(25)을 영입했고, 유망 대졸 신인들을 스카우트했다. 전력 변화가 심하다. “축구는 비즈니스다. 이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최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이적하면, 특히 혼자 있을 때 공허함이 많이 든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대체 선수들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최 감독이 가슴 속에 되새기는 단어는 ‘존중’이다. 최 감독은 “올 시즌엔 젊은 감독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동안 난 도전하던 막내 입장이었는데, 젊은 지도자들이 막 나타나면서 중고참이 됐다. 젊은 지도자들의 열정과 패기가 가장 두렵다. 그들을 존중하면서 그에 맞서는 5년차 감독으로서 그간 쌓은 노하우를 보여 주겠다”고 했다.

서울은 오는 17일 올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3위로 차지한 0.5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온전한 1장으로 만드는 중요한 홈경기다. 상대는 하노이(베트남)-반둥(인도네시아)의 승자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 경기는 상대가 어디가 됐건 무조건 이긴다”며 필승의지와 자신감을 보인 최 감독은 “괌 전지훈련에서 나도 독한 마음으로 선수들과 같이 뛰면서 체중을 4㎏ 줄였다. 어느 해보다 열심히 준비한 시즌인 만큼 많이 응원해 달라”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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